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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展

by 아트래블* 2019. 3. 18.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190322-190804



"그림은 우리를 매혹하고, 우리가 보는 것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세상의 모든 훌륭한 화가들은 우리 주변의 세상을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더 흥미롭고 불가사의하게 만들어주지요. 이것이 바로 그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호크니는 사고의 범위, 대담함, 열정에 있어서 비범한 면이 있는 예술가입니다. 그가 끊임없이 몰두하는 문제는 세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인류가 그것을 어떻게 재현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즉, 사람과 그림에 대한 것이지요. 이것은 광범위하고도 심오한 질문이며,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 마틴 게이퍼드의 책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 다시, 그림이다> '서문' 중에서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봄 ! 데이비드 호크니, 그를 만나기 참 좋은 계절이다


1960년대 영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사진가, 일러스트레이터, 판화가, 무대 미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미디어로 작품활동을 해 온 영국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그의 1972년작 <예술가의 초상> 이 2018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9030만 달러(약 1019억원)에 낙찰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을 그린 생존작가로도 유명해진 작가이기도 하다.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 출신으로 1960년대에는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면서 수영장, 정물 등을 비롯하여 인물 초상화를 다수 제작하며 대중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호크니는 지난 60여 년의 긴 작업 여정 동안 작품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며, 예술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이미지들을 제작해왔다.


그는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접근 방식으로 2차원 평면에 다채로운 그림을 그려가며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등 다양한 장르와 더불어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면서 폭넓은 범주를 다루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작가의 아시아 지역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1950년대 초부터 2017년까지의 회화, 드로잉, 판화 133점을 선보이며 작가의 시기별 작품 특성을 조명하고자 한다.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소장한 다수의 컬렉션과 그 밖의 해외 소장품을 함께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촉망받는 예술대학 학생 시절에서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현재까지, 호크니가 수많은 매체를 통해 보는 방식과 재현의 문제에 관해 어떻게 의문을 제기해왔는지, 총 일곱 개로 구성된 섹션을 통해 그 놀라운 행보를 추적해간다.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 관련 정보


  • 도슨트 : 오후 12시, 오후 2시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정기휴관 (1월1일)
  • 부문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영상 등 (작품수 133점)
  • 전시예매 / 멜론티켓 ticket.melon.com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다시말해 거기에는 장관을 이루는 풍경도 없고, 아름다운 장소를 찾는 관광객들을 확실하게 매료시킬 만한 요소도 없었다. 그 장소들이 지닌 매력은 컨스터블이 그린 이스트 버골트의 장소들처럼 그곳을 오랫동안, 그리고 열심히 관찰한 사람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바라보기 그리고 열심히 바라보기는 호크니의 삶과 예술에서 핵심적인 행위이고, 또한 그의 가장 큰 두가지 기쁨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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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생명력의 가장 큰 징후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나무도 두 그루가 서로 같지 않습니다. 사람들도 이와 같지요. 우리 모두는 내면이 조금씩 다르고 외양도 조금씩 다릅니다. 여름보다는 겨울에 그 점을 더 잘 알아챌 수 있습니다. 나무를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름에 잎이 무성할 때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만약 당신이 적당한 때에 그곳에 있지 않으면 나무의 형태와 부피를 간파해내기 어렵습니다. 정오에는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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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그릴것인가? 이것이 어렸을 때 품었던 가장 큰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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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계속해서 되돌아가고 있는 기본적인 동기 중 하나는 당신이 본다는 행위를 긍정적으로 즐긴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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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점을 좋아합니다. 그림은 그림에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로 하여금 그렇지 않으면 보지 않았을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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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바라보기로부터 강렬한 즐거움을 얻습니다. 어렸을 떄 혼자 버스를 탈 수 있을 만한 나이가 되자마자 버스를 타고 곧장 위칸으로 올라가곤 했습니다. 그 시절에 버스 위층은 담배연기로 푸르스름했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버스 앞쪽으로 곧장 걸어갔지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나는 차 안에서 항상 앞자리에 앉기를 원합니다. 그건 아주 큰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일찍부터 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상 그들 갚에 놓인 땅은 대충 훑어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길이 분명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한 사람들은 다른 어떤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보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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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항상 기억하는 또 다른 것은 프루스트의 몇몇 구절이 놀라울 만큼 시각적이라는 점입니다. 마음에 아로새겨진 두 페이지가 있습니다. 커튼의 흔들림을 묘사한 글이었습니다. 바다에서 밀려오는 물결을 암시하는, 가볍게 흔들리는 커튼에 대한 묘사였습니다. 이 묘사는 계속 이어져나가는데, 그 미세한 움직임이 매우 생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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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좋은 것입니다. 그것은 자극제가 됩니다. 만약 다섯개의 선 또는 100개의 선을 사용해 튤립 한송이를 그리라고 한다면, 다섯개의 선을 사용할 때 당신은 훨씬 더 창의적이 될 것입니다. 결국 드로잉 그 자체에는 항상 제약이 따릅니다. ... 만약 세가지 색만 사용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 세가지 색을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보이게끔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피카소가 뭐라고 했습니까? "만약 빨간색이 없으면, 파란색을 사용해라." 파란색을 빨간색처럼 보이게 만들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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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흥미진진한 삶에 대해서는 욕심을 냅니다. 나는 삶이 항상 신나기를 바라고 실제로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물웅덩이에 떨어지는 빗방울에서도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요. 나는 쓰러지는 날까지 신나는 삶을 살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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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이었다면 지금 시작한 이러한 주제, 즉 풀밭으로 뒤덮인 빈터를 그리지 않았을 것니다. 너무 뒤죽박죽 뒤섞여 있는 것으로 보였을 테니 말입니다. 나는 바라보고, 드로잉하고, 다시 바라보기를 계속해야했습니다. 그 풀들을 드로잉하는 데 들인 시간 덕분에 이제는 내가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풀이 다른 풀과 어떻게 포개지는가? 그런 형태는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중단되는가? 쐐기풀은 얼마나 높이 자라는가? 물론 그 대상이 바로 앞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1초, 5초, 1분 전의 기억입니다. 기억은 저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닙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훈련하고 머릿속에 기억해둔다면, 그 기억들을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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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질문 하나를 품고 가서 그 답을 찾았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마음속에 질문이 없으면 보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