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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이전, 에트루리아ㅣ국립중앙박물관

by 아트래블* 2019. 7. 21.

국립중앙박물관 전: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오는 10월 27일(일)까지 열리는 고대 지중해 문명의 한 축이었던 에트루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ㅇ 전 시 명  :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ㅇ 전시기간 : 2019. 7. 9.(화) ~ 2019. 10. 27.(일)

 ㅇ 전시요금 : 성인(26세 ~ 65세)  9,000원 어린이 및 청소년(8세 ~ 25세)  5,000원

 ㅇ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ㅇ 전 시  품 : 신전 페디먼트, 석관, 청동상, 도기, 금제 장신구 등 300여점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ㅣ국립중앙박물관



에트루리아는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100년경까지 이탈리아 반도 중북부 지역에 있던 고대 국가로 기원전 8세기 이 곳에서 12개의 도시를 건설하고, 그들만의 문화를 이루어 왔다.


현재의 우리가 에트루리아를 이해하려면 전시장 초입에 있는 지도를 봐야 하는데, 아래 지도로 대신한다.



에트루리아ㅣ국립중앙박물관



에트루리아는 기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오늘날 이탈리아 중앙 토스카나 지방에 해당하는 로마 북쪽부터 토스카나주 피렌체와 피사를 아우르는 지역을 터전으로 삼았다.


에트루리아인을 고대 그리스인은 '티르세노이' 혹은 '티레노이'라고 불렀고, 로마인은 '투스키' 또는 '에트루스키'라고 했다. 이 명칭이 지명 '토스카나'로 남았다.


정치적으로는 불치, 볼테라, 페루자 등 도시 12개가 연맹을 이룬 형태였다. 도시 제사장들이 1년에 한 번씩 회합해 우두머리를 뽑았으나, 도시는 자치권을 확보해 독립적으로 활동했다.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ㅣ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유물 중에는 유독 유골함이 많다. 유골함 재질은 흙이나 청동에서 차츰 설화석고로 바뀌었다. 에트루리아인은 죽은 뒤에도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내세관을 유골함이나 석관, 무덤 벽화 등에 투영했다.


기원전 2세기 유물인 '여행하는 부부를 묘사한 유골함' 하단에는 마차를 탄 부부가 사후세계로 떠나는 장면을 새겼다. 뚜껑은 옷을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성이 손에 부채와 석류를 쥔 채 비스듬히 누운 모습이다.


또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 '반트'와 '카룬'을 조각한 유골함도 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지 않는 반트는 대부분 날개가 달린 젊은 여성으로, 손에 열쇠나 횃불을 들었다. 


열쇠는 저승 문을 여는 데 사용하고, 횃불은 망자가 지하세계로 향하는 길을 밝히는 도구다.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ㅣ국립중앙박물관



이탈리아 밖에서 처음 공개하는 그리스 양식 추모용 조각 '모자상'은 아이를 안은 어머니를 표현했다. 오른팔에는 여성 이름인 '라르티아 벨키네이'(Larthia Velchinei)를 새겼다.


에트루리아 왕 혹은 귀족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에서 출토한 전차는 기원전 7세기 유물임에도 화려함이 느껴진다. 에트루리아에서 전차는 전투뿐만 아니라 유희에도 활용됐다고 전한다.





또 신전 정면에 붙이는 삼각형 벽인 페디먼트, 섬세하게 만든 금제 머리핀, 에트루리아 영향을 받은 다양한 로마 유물도 선보인다.


전시는 5부로 나뉜다. 에트루리아 전반을 설명한 제1부를 시작으로 에트루리아인 삶 속의 신, 에트루리아인의 삶, 저승의 신과 사후세계, 고대 로마 문화에 남은 에트루리아를 차례로 다룬다.




소설 『아들과 연인들』『채털리 부인의 사랑』『무지개』 등 많은 명작소설을 남겼던 영국작가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1885∼1930)는 에트루리아 유적을 여행하고 답사기를 남겼는데, 그가 쓴 '에트루리아 유적 기행기' 문구를 전시장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에트루리아사람들에게 죽음이란 여전히 보석과 와인, 그리고 춤을 추기 위한 연주용 피리가 있는 삶의 즐거운 연장이었다. 황홀한 축복, 천국도 아니었고, 고통의 연옥도 아니었다. 그저 풍요로운 삶의 자연스런 연장이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생명, 삶이란 관점에서 본 것이다. 


And death, to Etruscans, was a pleasant continuance of life, with jewels and wine and flutes playing for the dance. It was neither an ecstasy of bliss, a heaven, nor purgatory of torment. 

It was just a natural continuance of the fulness of life. Everything was in terms of life, living.


- D.H. 로렌스의 『에트루리아 유적 기행기』 중 -





누구보다도 종교적이었던 에트루리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상에 그리스 신화를 받아들여 로마에 전해주었는데, 그리스 신화가 로마 신화로 흡수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에트루리아의 영향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로마 문화의 근간을 이루지만 아직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에트루리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번 전시에는 얼핏 고대 그리스나 로마 유물과 흡사하게 느껴지지만, 에트루리아만의 독특한 문화 요소를 담은 피렌체 국립고고학박물관, 구아르나치 에트루리아박물관, 체치나 고고학박물관 등지에서 온 자료 약 300점의 전시품이 소개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