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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SeMA) '에이징 월드'(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by *아트래블 2019.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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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SeMA) '에이징 월드'(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전시회명 서울시립미술관(SeMA) '에이징 월드'(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SeMA)

전시시간 2019. 08. 27 - 2019. 10. 20화~일 오전 10시~오후 8시(주말 오후 7시까지) 관람료: 무료

참여작가 SMSM (Sasa[44], 박미나, 최슬기, 최성민), 나탈리아 라사예 모리요, 로렌 그린필드, 박은태, 삼프사 비르카예르비, 안나 비트, 안네 올로프손, 오형근, 옵티컬 레이스, 와이즈 건축, 윤지영, 이모저모 도모소, 이병호, 일상의실천, 커먼 어카운츠





『에이징 월드』는 '노화' 및 전 지구적으로 직면한 고령화 문제, 특히 한국 사회 안에 깊게 자리 잡은 연령차별주의와 이를 둘러싼 사회 양상과 세대별 인식에 물음을 던지며 동시대 이슈들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참여 작가 15팀은 미술, 디자인, 건축 등으로 ‘창의적이고 건강한 나이 듦’을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며, 노화 방지 메시지가 지배적인 세상의 시선과 우리들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노화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을 들여다본다.



나탈리아 라사예 모리요, 〈은퇴〉, 2018. 영상 스틸, 다채널 영상 설치, 사운드. ©나탈리아 라사예 모리요.



『에이징 월드』 전시명의 영문제목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내일도 날 사랑해 줄래요?)’는 참여 작가 안네 올로프손(Anneè Olofsson)의 작품 제목에서 가져온 것으로 외모와 젊음을 강요하는 현대사회에서 노화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불안함과 두려움 감정을 표출하는 제목이다.



『에이징 월드』는 노화를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을 살펴보고, 연령차별주의가 개인과 집단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 근원을 생각해보기 위해 세 개의 전시 섹션과 퍼블릭 프로그램 존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화를 성형, 쇼핑, 강박적 자기관리 등 외형적으로만 소비하고 접근하는 사회 분위기와 그 원인을 생각해 본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개인과 집단이 가진 노화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외, 세대갈등 등의 사회문제를 살펴본다. 


나아가 세 번째 섹션에서는 시점을 가까운 미래로 옮겨 노화를 우리의 이야기로 생각하게 하는 작업과 함께 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안하는 참여 형식의 작업들을 선보인다. 





SMSM (Sasa[44], 박미나 MeeNa Park, 최슬기 Choi Sulki, 최성민 Choi Sung Min), 경고 Warning, 2019

5단 벽화(벽에 접착 비닐 시트), 자켓, 모자, 퍼포먼스 가변설치 ,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SMSM은 미술가 Sasa[44]와 박미나, 그래픽 디자이너 최슬기와 최성민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설치, 영상, 출판, 퍼포먼스 등 폭넓은 매체를 통해 건강, 피트니스, 행복, 능력 등 개량 가능한 신체에 대한 사회적 집착을 조명한다.

본 전시에서 SMSM은 노화에 대한 불안과 그것을 저지하고자 하는 욕망, 이로 인한 근거 없는 믿음의 유통 과정을 유쾌하게 비튼다. <경고>는 노인 되기 연습이라는 위트 있는 제안을 던지는 동명의 시[제니 조지프(Jenny Joseph), 1992]와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치매 예방 뇌훈련 퀴즈’를 결합한 작품이다. 이 퀴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개발했다고 알려졌지만, 확실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 관객은 치매 예방 퀴즈를 풀어보도록 권유받으며, 시 속에서 막 등장한 듯한 보라색 옷과 빨간 모자를 쓴 퍼포머가 정답을 알려준다. 




일상의 실천, 골든 실버 타운, 2019

미디어 프로젝션, 피그먼트 프린트,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일상의 실천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디자인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며 다양한 디자인 실천 방식을 탐구해 왔다. 〈골든 실버 타운〉은 노인 대상의 부동산 및 마케팅 전략이 넘쳐 나는 미래의 풍경을 예측해 본다. 관객은 키오스크를 이용하여 실버타운을 구성하는 각종 시설을 선택하고 가상의 실버타운을 설계해 볼 수 있다. 각 시설에 상응하는 각 문구에 상응하는 건축 조형 요소들이 조합되어 나타나는 건축물은 각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실버타운이자 자본주의 사회가 노인을 소비하는 방식을 예시한다. 





와이즈 건축 WISE ARCHITECTURE, 회재: 문이 없는 집 Revolving house: a house without a door, 2019

경량목재틀, 석고보드 위 도장, 가변설치 ,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와이즈 건축은 일상을 변화시키는 건축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회재: 문이 없는 집〉은 나이 든 이의 삶을 보듬는 공간에 대한 건축적 상상에서 시작한다. 돌아올 회(回)자처럼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집은 벽도 문도 없이 공간이 연결되어 나이 든 주거인을 걷게 하며, 사방으로 열려 매순간 모습을 달리하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운동에 대한 강박 없이도 자연스레 건강을 돌보는 공간의 힘을 환기함으로써, 노년의 거주 공간과 일상의 풍경을 상상해 보기를 제안한다. 





이모저모 도모소 E.J.DOMOSO 21g 언박싱 Unboxing of 21 Grams, 2019

벽에 접착 비닐 시트, 카보드 박스,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이모저모 도모소는 이웃상회가 시니어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을 중심으로 안양시 구도심에 협력 작가들과 결합해 조성한 거점 공간이자 비영리 예술단체이다. 일과 사물의 다양한 면인 '이모저모'를 기획하고 '도모한다'는 뜻의 이모저모 도모소는 지역사회와 관계하여 다양한 매체의 사회적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21g 언박싱〉은 ‘웰 엔딩’과 ‘미니멀 라이프’를 중심으로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는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이다. 참가자는 죽음에 관한 글을 직접 작성하고 가장 유의미한 물건을 선택하여 박싱함으로써,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숙고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은 전시장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나며, 최종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가공되어 전시된다. 





옵티컬 레이스 Optical Race , 1자녀 1주택 1 House 1 Child, 2019

벽 위에 접착 비닐 시트,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그래픽 디자이너와 부동산 연구자로 구성된 옵티컬 레이스는 데이터 분석 기반 정보 시각화 작업으로 도시의 사회적 구조를 분석한다. 〈1가족 1주택〉은 고령화 사회를 앞당기는 원인으로서 고령화에 대응하는 각 가구의 대책으로서 저출산에 초점을 맞춘다. 〈1가족 1주택〉에서는 각 가구가 보유한 주택 수만큼 자녀를 계획해야 한다는 주장을 통해 현재 자녀를 갖고 있거나 자녀가 가질 가능성이 있는 전국 기혼자 가구의 가족 구성과 재산 상황을 살펴본다. 옵티컬 레이스는 이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구조적 양상을 드러내며, 베이비 붐 세대와 그 자녀인 1977년부터 1997년 사이 출생한 에코 세대로 구성된 첫 번째 도시 핵가족이 만든 교착상태를 묘사한다. 이것은 자녀의 미래를 위한 베이비 붐 세대의 가족계획과 부모의 노후를 위한 에코 세대의 가족계획 사이의 균형이다. 





커먼 어카운츠 Common Accounts, 유동체가 되어: 아늑한 성전(聖戰) Going Fluid: Cozy Crusade, 2019

혼합 매체 설치, 가변설치 

프로젝트 매니저: 구예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2015년 이고르 브라가도(1985~, 스페인)와 마일스 거틀러(1990~, 미국)가 결성한 커먼 어카운츠는 마드리드, 서울, 토론토, 뉴욕을 오가며 예술 및 디자인 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커먼 어카운츠는 다학제적인 방법론을 사용하여 신체와 공간이 교차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학제 바깥에 존재하는 외적 건축 재료들을 고려한다. 〈유동체가 되어: 아늑한 성전(聖戰)〉에서 커먼 어카운츠는 인간의 신체를 디자인의 장소로 선언하며 강남 성형수술 문화의 전개 과정을 세 가지 계기를 통해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뷰티 블로거의 침실을 형상화한 설치물에서 강남 성형수술 문화는 전쟁 이후 미군 기지를 통해 도입된 미용 성형 산업의 역사적 계기로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 폭발적인 확장을 지나, 도시적 규모로 유동적인 신체를 생산하는 현재의 트랜스 미디어적 활동으로 이어진다. 





안네 올로프손 Anneè Olofsson 내일도 여전히 날 사랑해 줄래요(안네)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Anneè), 2004

피그먼트 프린트, 125×100cm


안네 올로프손(1966~, 스웨덴)은 신체 이미지를 극적으로 재구성하여 노화로 인한 긴장, 불안, 소외를 표현하는 사진·영상 작업을 진행해왔다. 안네 올로프손의 작업에서 인간의 신체는 그 자체로 필연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매개체로서 사용된다. 〈내일도 여전히 날 사랑해 줄래요〉의 모델은 작가, 화상, 수집가 등 40대 전문직 여성들로, 세월에 따른 신체 변화를 의식하기 시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다. 작가는 모델의 얼굴에 오래된 회화의 표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균열을 그려 넣은 후, 고전적인 초상화의 형식을 따라 촬영했다. 모델의 얼굴 위에서 이 균열은 피부의 노화와 그에 따르는 불안과 강박의 기호가 된다. 




안나 비트 Anna Witt, 돌봄 CARE, 2017 

HD 영상, 컬러, 사운드, 17분28초

Ⓒ안나 비트, 타냐 바그너 갤러리(베를린)


안나 비트(1981~, 독일)는 사회적 쟁점에 수행적으로 개입하는 퍼포먼스 및 영상설치 작업을 진행 해 왔다. 공적 개입의 형식으로서 안나 비트의 작품은 문화적으로 구축된 고정관념과 견고한 사회 체제 안에서 개인의 위치와 가능성을 타진한다. 〈돌봄〉은 일본 마에바시에서 이루어진 퍼포먼스 영상이다. 작가는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 돌봄 노동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돌봄 노동자와 그 보살핌을 받는 노인이 맺는 관계를 친밀한 몸짓 언어로 번역한다. 이로써 <돌봄>은 평가 절하된 돌봄 노동의 가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제안하는 동시에, 그것을 수행하는 이주자의 사회적 소외를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보도록 한다.





윤지영 Jiyoung Yoon, 오죽-겠, -으면 (It)help(s)!, 2018 

단채널 영상 설치, 컬러, 사운드, 안마의자, LED 모니터, 19분33초 네이버문화재단 커미션


‹오죽 –겠, -으면›은 함께 설치된 안마 의자에 앉아 작품 속 인물과 더불어 스스로의 몸 상태를 환기하며 감상하는 영상 설치 작품이다. 건강에 대한 극심한 염려로 인해 만병의 근원이라 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노력하는 한 인물을 보여 준다. 건강에 대한 소망이 간절할수록 그의 실천은 강박적이고 근거 없는 행위로 점철되어 가며, 이를 통해 우리가 기대고 있는 믿음의 기반이라는 것이 얼마나 유약한 것인지 가시화된다.





오형근 Heinkuhn OH, 호랑이 무늬 옷을 입은 아줌마, 1997년 3월 27일, Ajumma wearing a tiger fur print dress, March 27,1997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1×100cm


오형근은 우리 사회 속 특정한 인물 유형을 다루는 초상 사진 작업을 한다. 그중 ‹아줌마› 연작은 아줌마라는 단어에 함축된 편견을 다룬다. 환한 플래시 아래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진한 화장, 큼지막하게 도드라지는 장신구는 아줌마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대표적인 이미지를 보여 준다. 특정 연령대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에 담긴 편견과 혐오를 시각화하는 이 작품은 나이 듦이 우리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가를 곱씹어 보게 한다.




퍼블릭 프로그램 


전시 기간 동안 노화를 타인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바라보고 각자가 생각하는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전시와 연계한 퍼블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으로서 ‘웰 엔딩’과 소유를 최소화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주제로 하는 관객 참여 프로젝트 〈21g 언박싱〉, ‘이’없이 ‘잇몸’으로 제한된 조건에서의 식사를 경험하고 노화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소셜 다이닝 프로젝트 〈예술가의 런치박스 × 가정식〉, 전시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몸을 이용한 현대무용을 경험하는 〈내 안의 공간들〉을 비롯하여 노화에 대해 세대별로 이야기해보고 각자가 가진 인식과 관점을 시각화하는 <에이징 지형도>, 에듀케이터와 전시를 함께 감상하고 노화와 관련된 언어를 기록하고 주름에 대한 이미지와 가치를 드로잉해보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세부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는 미술관 웹사이트 sema.seoul.go.kr – 교육/행사 – 예정 교육에서 확인 가능하다.






cf. 전시구성


섹션 1 불안한 욕망 


젊음을 기준으로 미추(美醜) 관념을 정의하며 노화를 외형적인 관점에서 소비하는 사회 분위기에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특히 자본주의, 소비사회와 결부되어 신체적 나이 듦에 저항하는 인간의 욕망이 개인의 신체와 정신,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노화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바탕으로 획일화된 미의식을 좇는 현대인은 각종 강박적인 자기 관리와 소비를 통해 노화를 극복하려 한다. 이 섹션에서는 현대인의 필요와 욕구 사이에서 그 차이와 충돌로 만들어진 각종 이미지들을 통해 나이 듦에 대한 표피적 접근을 경계하며 그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섹션 2 연령차별주의 신화 


나이 듦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회적 관계 안에서 강화되는 양상을 살펴본다. 사회 곳곳에서 나이를 근거로 차별과 소외를 정당화하는 연령차별주의는 노년기에 들어선 이들을 무가치하게 여기고 소외시키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 섹션에서는 연령차별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 그리고 이를 심화시키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개인과 집단이 노화에 대해 가지는 서로 다른 인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살펴본다. 



섹션 3 가까운 미래 


앞서 노화를 둘러싼 불안감이 개인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관계 안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면, 마지막 섹션에서는 시점을 가까운 미래로 돌려 우리의 나이 듦을 상상해보길 제안한다. 노년의 삶의 양식과 미래 환경을 예측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안과 실천적 작업들을 통해 나이 들기 어려운 사회에서 늘어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미술, 디자인, 건축 분야에 속한 여러 예술가들은 지금 여기를 토대로 나이 듦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과 기대 심리에서 나아가 일상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실험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