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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here/서울 Seoul

소금집, 망원동에서 마주한 프랑스 샌드위치 잠봉뵈르

by 아트래블* 2021. 1. 28.

망원동 소금집의 '잠봉뵈르' 를 들어보셨나요?

 

가격 ★★★
맛 ★★★
서비스 ★★

 

'소금집'

 

처음 들었을 땐 도쿄 아자부주반에서 들렸던 소금 전문점 '마스야 塩屋(まーすやー)'의 한국 분점이거니 생각 했었다. 

 

아주 잠시였지만 마스야의 '눈꽃소금 소프트아이스크림' 을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건가 하는 유쾌한 상상도..

 

* 소금전문점 '마스야 塩屋(まーすやー)' : 일본 각지의 그리고 세계 각국의 소금 등을 판매하는 소금 전문점. 

  https://www.ma-suya.net/kr/store/

 

 

망원동 소금집

 

이 집의 대표 메뉴로 알려진 바게트에 이즈니 버터를 듬뿍 바른 프랑스 국민 샌드위치 '잠봉뵈르' 가 이 '소금집' 을 알게 된 계기였다.

 

느끼한 음식들을 좋아하지 않는 때문이기도 하지만 샌드위치 하면 정통적인 BLT 샌드위치 정도만 생각했기에, 사실 햄과 버터가 들어간 샌드위치는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소금집 : https://www.salthousekorea.com/

소금집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salthousekorea/

 

 

누군가에겐 익숙하겠지만 내겐 낯선 햄+버터 샌드위치만큼 '소금집'의 탄생에 대한 히스토리 역시나 재밌다.

 

홈파티 때마다 만들던 햄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친구 셋이 의기투합해서 오픈했다는데 사실 '소금집'은 샌드위치 전문점이 아닌 제주 흑돼지로 소시지, 베이컨, 육포, 하몽, 살라미, 거기에 단짠 제대로인 스모크솔트 카라멜 까지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가공육을 일컫는 '샤퀴테리' 전문점이다.

 

수제 가공육을 만드는 공방의 이름이긴 하지만 좋은 소금과 고기만 사용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소금집' 이라고 정했다고 하니, 소금과는 전혀 무관한 것만은 아닌 이름인 셈이다.

 

진짜 카라멜은 바로 이맛~ 이라는 듯 달콤짭짜름한 맛이 일품인 소금집 스모크솔트 카라멜


코로나 이후에 알게 된 집이기도 했고, 잠봉과 같은 가공육 정도만 필요했던지라 온라인으로만 주문을 했는데, 매장에 가서 가공육과 잠봉뵈르 등과 같은 샌드위치를 맛보고 싶었다.

 

그래서 매장에선 먹지않고 직접 포장해왔는데, 사진에서 보듯 점심시간을 지난 때에 갔음에도 웨이팅 하는 줄이 꽤 되보였다.

 

주문을 하는 동안 아주 잠깐의 느낌이지만, '소금집델리' 는 번잡스러워도 보이지만 마치 정육점을 연상케도 하는 유럽 어딘가쯤 골목에서 마주하는 그런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 나누는 식당스러웠다.

 

 

 

프랑스 국민 샌드위치이자 소금집 대표메뉴인 '잠봉뵈르'

 

 

프랑스에서는 국민 샌드위치라고 불리우는 바게트에 얇게 저민 햄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샌드위치 '잠봉뵈르(Jambon Beurre)'. 

 

* '잠봉'은 얇게 저민 햄을, '뵈르'는 버터를 뜻한다. 

 

이렇게도 잘 어울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자극적이지 않은 좋은 맛으로 먹는 내내 작가 조경란의 '식빵 굽는 시간' 이라는 소설을 떠올렸다.

 

* 물론 소설 '식빵 굽는 시간'의 내용은 소설 가득 메우고 있는 빵굽는 냄새만큼 따뜻한 이야기는 아니다. 겨울날씨만큼 차갑디 차가운 사람들간의 관계를 담아내고 있다. 이십여년도 더 된 소설이지만 누군가에게 '잠봉뵈르'를 권하듯 이 소설 역시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바게트, 즉 빵의 맛이 이 잠봉뵈르의 맛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입 물어본 소금집의 바게트는 오븐이 아닌 화덕에서 제대로 구워낸 듯한 빵 냄새가 일품이었는데, 햄 '잠봉' 과 이즈니 버터인 '뵈르'는 빵에 그저 얹혀져 각자의 맛을 내고마는 조연역할을 하는 듯 싶었다.

 

그 뒤로도 여러번 소금집에서 잠봉을 구입하고, 이즈니 버터도 준비해 나름 한 맛 한다는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서 꼭같은 속재료를 넣어 만들어 보았지만, 결코 소금집 잠봉뵈르의 그 맛은 아니었다.

 

아무렴 전문점에서 만든 잠봉뵈르 맛을 낼 수 있겠어?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딱 그 재료뿐인지라 그건 절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재밌는 것은 일반 샌드위치에서도 똑같은 이치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저 식빵에 속재료 이것 저것 넣어 그 재료의 맛으로 먹는 게 샌드위치라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빵 맛을 찾는 지금 드는 생각은 속재료가 아닌 빵이 샌드위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거나 이 곳 소금집의 '잠봉' 은 우리나라에서 맛 본 제대로 만들어진 햄인 것은 분명하다.

 

 


about 사퀴테리

 

고기를 저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소금'으로 조리법에 따라 파테와 테린, 소시지와 살라미, 리예트와 콩피, 햄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염장, 훈연, 건조, 조리 과정을 통해 보존된 온갖 종류의 고기를 '샤퀴테리'라 부르는데 '돼지 도축사'를 뜻하는 중세 프랑스 단어에서 유래했다고도 전해진다.

 

도축업자가 된 미국 기자 캐머스 데이비스는 책 '칼을 든 여자'에서 "(당신이) 만일 볼로냐 샌드위치를 먹었다면 샤퀴테리를 먹은 것이다. 델리햄이나 핫도그나 브라트부르스트나 훈제생선이나 살라미를 먹었다면 샤퀴테리를 먹은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