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기네스 와퍼'
가격 ★★☆
맛 ★★★☆
햄버거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바쁠 때 혹은 행사 때 맛보는 정도의 메뉴 정도로 생각하기에.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햄버거를 좋아한 시절도 분명 있었지만, 입맛이 바뀐 탓인지 만들어지는 모양새가 뒷걸음치는 때문인가는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기피하는 메뉴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최근 그런 싸늘한 시선을 돌리게 하는 새로운 소식을 들었다. 바로 '기네스 와퍼'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명한 아일랜드 맥주 브랜드인 기네스와 치맥처럼 함께 먹어야 할 법한 햄버거 브랜드인 버거킹이 콜라보레이션을 한 햄버거였다.
©버커킹
우선 사진 속 햄버거 형태만 봐도 왜 이 버거가 '기네스 버거'인지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듯 하다.
우선 햄버거 번의 색이 검은색인 것 부터가 기네스 흑맥주의 상징인 '검은색' 을 잘 녹여내고 있으며, 맛을 배가시키는 햄버거 바베큐 소스 역시 기네스 맥주가 함유되어있다고 한다.
알코올 성분은 조리과정을 통해 남아있진 않겠지만, '햄버거+맥주' 의 조합에는 맛 그 이상이 담겨있는듯 했다.
©기네스
그도 그럴 것이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대명사 격의 맥주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맥주 브랜드 중 하나로, 최고의 흑맥주라 평가받는 기네스와 버거킹이 콜라보해서 만들었기에 꼭 맥주를 좋아해서만 아니라 그 생뚱맞은 듯한 조합의 특별함에 시선이 향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것이다.
물론 기네스와의 콜라보이기에 혹시라도 버거에서 흑맥주 맛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설픈 기대감이 없었다면 그 역시 거짓이었겠지만..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아무 맛도 느끼질 못했다..
'기네스 와퍼' 라기 보다는 초창기 와퍼(WHOPPER)에 가까운 맛
이젠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겠지만 홍보 사진 속 와퍼의 모습과 실제 매장에서 받는 와퍼와는 분명한 비주얼의 차이가 존재한다.
매장에서 먹는다해도 기본인 종이 포장으로 번의 가운데가 눌린 모습은 맛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종이 포장재가 아닌 접시에 담아주는 것을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미 스타벅스 설겆이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종이포장은 그냥 버리면 되는 간편함이 있기에 굳이 접시로 바꿀 시 겪을 설겆이를 해야하는 직원들의 수고로움과 불편함이 맘에 걸리긴 한다. 반드시 환경보호와 같은 거창한 의미때문은 아니다.
무튼 기네스 맥주가 들어갔다는 검은색의 빵은 맛스러워 보였으며, 기존에 먹던 와퍼보다 번이 더 촉촉하고 맛도 꽤 괜찮았다. *지난 여름, 지리하리만큼 길었던 장마탓에 가격이 폭등한 야채값에 기대만큼 속이 알차보이진 않았다.
두툼해 보이는 패티와 토마토, 양파, 양상추, 길게 깔린 베이컨까지 속재료가 마치 초창기 와퍼때처럼 들어있어 맛 만큼이나 식감도 좋았으며, 기네스 맥주로 특별히 만들어졌다는 '기네스 바비큐 소스' 역시 여타 소스와 달리 과하지 않은 단 맛이 좋았다.
기네스 와퍼에 실망하는 사람도 적지않겠다 싶었다.
잠시 언급했지만 번의 블랙 컬러가 주는 강한 인상만큼이나 사람들이 이 와퍼를 구입하면서 아주 잠시나마 꿈꾸었을 기네스 흑맥주의 맛이 단 1도 느끼지지 않는 실망감에 후한 점수를 주었을거라곤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듯 잘나가는 햄버거 브랜드와 맥주 브랜드의 생뚱맞게도 보이는 콜라보는 분명 아쉬운 부분도 존재했지만 이만하면 괜찮다 상상이었고 또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 위 사진처럼 따로 포장을 해 집에서 약간의 양상추와 양파를 더 넣었을 뿐인데도 맛과 식감은 배가 되었다.
*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기네스 와퍼'는 블랙 와퍼번, 기네스 바비큐소스와 롱베이컨이 들었으며, 먹지는 않았지만 '기네스 머쉬룸 와퍼'에는 네가지 버섯이 들어있으며 기네스 와퍼의 판매가격은 '기네스 와퍼' 단품 8500원, '기네스 머쉬룸 와퍼' 단품 8900원이다. *정상가격으로 먹는 이들은 많지 않겠지만 무튼 비싸단 느낌은 지울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