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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갤러리] Loving Breeze 展

by 아트래블* 2018. 7. 4.

밝고, 즐겁고, 따듯하다. 그리고 가벼운 느낌도 든다. 전시된 작업이 지금이라도 당장 물에 풍덩 빠지고 싶게끔 하는 그림과 전시인 때문인가, 무더운 여름의 일상생활 한 장면을 마치 사진으로 담아내듯 편안하게 다가와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감동' 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생각 외로 어느 특별한 순간에만 일어나는 대단함이 아닐 수 있다. 감동은 감각과 운동이 합쳐진 단어로, '마음' 이나 '정서' 의 변화나 이행을 포착하고 있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이 말이 갖는 함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 할지도 모른다. 


현실의 나는 매일을 묵묵히 살아내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순간순간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유쾌한 몽상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이번 'Loving Breeze'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들의 한여름 폭우처럼 쏟아붓는 듯한 상상이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 흘러내리는 땀과 숨막히도록 뜨거운 열기 속에서 우리는 시원한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상상을 하곤 한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만난 한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줄 "Loving Breeze" 전시가 수원에 있는 AK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물 속에서 보내는 달콤한 시간을 조형적인 해석과 더불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각화한 이상원, 주혜령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물은 더위에 지친 누군가에게는 휴식이자 어린 아이에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비한 세계, 또 예술가에게는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작가들이 제시하는 푸른 수중 풍경은 어른들은 잊고 있던 동심의 세계로, 아이에게는 무한한 호기심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이상원 작가는 휴양지, 공원과 같이 다수의 사람이 한곳에 모여 여가를 보내는 일상을 관찰한다. <in Summer>와 같은 작품에서 작가는 부감 시점을 사용하여 전체를 내려다보는 방식으로 수영장을 가득 메운 피서객들을 조망하고 있다. 


개개인을 면밀하게 바라보는 것 대신에 현대인의 여가 생활은 하나의 패턴으로서 제시되어진다. 지역, 문화권, 인종을 넘어 비슷비슷한 생활양식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동의 추억들을 익숙한 듯 하면서도 낯선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작가는 사랑하는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평등한 구성을 통해 우리가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만큼은 만인이 동등한 무게로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휴가철 수영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개인들은 저마다의 이야기와 추억을 제각기 쌓아간다. 작품을 관람하는 시간만큼은 그 수영장 속에 들어간 듯 즐거운 여름 휴가의 추억을 떠올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주혜령, 물고기_FRP, 무발포우레탄, 우레탄도장, 가변설치, 2013


매일의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 타는 듯한 더위에 지쳤을 때 누구나 꿈꾸는 작은 소망이 있다. 마치 물고기처럼 깊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이다. 


주혜령 작가는 <물고기> 작품을 통해 이런 귀여운 소망을 만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적 공간 안에서 실현시키고자 한다. 작가는 이데올로기나 사회 모순과 같은 거창한 주제보다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관찰한 소소한 장면들을 통해 삶에 대한 고민과 이상들을 새롭게 표현해 왔다.


주혜령 작가는 '흰색'의 '흰', WHITE 를 “나라는 존재를 표현할 수 있는 색이라 말하고 있다. '흰' 이 가지고 있는 밀도 높은 신빙성이 작가 자신의 보호막으로써 완전히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신비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위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작가 본인으로, 어린 아이 같은 모습으로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등장하여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공간을 압도적으로 수놓은 수 백 마리의 물고기들과 바닥을 가로지르는 수 많은 거북이 떼는 반복적 형태의 즐거운 리듬감과 함께 바다 물결의 흐름을 촉각적으로 보는 이들에게 전달하려 하고 있다. 어릴 적 꿈꿔왔던 상상 속 장면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마주하는 좋은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7월이 되면서 너무나도 뜨거운 여름의 태양은 가장 높은 곳까지 솟아올라 뜨거운 열기를 마구 쏟아내는데, 격변의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여름의 열기는 아마도 상상 이상으로 더욱 뜨겁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기에 분주했던 도시생활을 벗어나 활력을 재충전 할 수 있는 여름 휴가는 현대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필수요소가 되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껏 쉼 없이 달라오며 피로감이 쌓일 대로 쌓인 지금, 어디론가 떠난다는 상상은 그 생각만으로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상원, 주혜령 이 두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여름 이야기는 땀줄기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고마운 산들바람처럼 신선한 환기성과 시각적 즐거움을 이 여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 전시제목 Loving Breeze

▒ 전시기간 2018. 6. 22(금) ~ 8. 5(일) [총 45일간(백화점 휴점일 휴관)]

▒ 참여작가 이상원, 주혜령

▒ 전시장소 AK갤러리 (수원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덕영대로 924 'AK플라자 수원점' 6층)

▒ 전시요금 무료

▒ 전시문의 031-240-19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