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ㅣ광화문국밥의 돼지국밥

2018. 9. 30. 13:00go there/서울 Seoul

이 집, 한 번은 가봄직 하다광화문국밥, 박찬일의 돼지국밥 전문점



가격 ★★★

맛 ★★★★

서비스 ★★☆





미슐랭 가이드 서울 '빕구르망'(Bib Gourmand) 에 선정된 광화문 국밥, 2019 Edition (update 2018.10.11)


*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 빕 구르망 레스토랑 리스트  https://artravel.tistory.com/165


광화문 국밥, 2019년 첫 방문  https://artravel.tistory.com/203

[합정] 미슐랭 우동집 교다이야  https://artravel.tistory.com/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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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화문국밥 돼지국밥 박찬일



식당이라고 하기보다 관공서 건물인 듯한 오래된 건물, 직사각형의 별다른 장식 없이 심플한 간판이 눈에 띈다.


흰 테두리, 흰 바탕에 두꺼운 붓으로 써 내려간 듯 굵은 검은 글씨로 '광화문국밥' 이라 쓰여진 조금은 올드함마저도 묻어나는 간판. 


건물 우측벽으로는 세로 형태로 된 가로간판의 색감과는 다른 파란색 바탕으로 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광화문국밥'.. 어지간한 자신감 없이는 만들기 어려운 그런 네이밍이란 생각을 했다.



바로 이태리 요리가 전공이지만 한국적인 음식을 좋아하고, 셰프보다는 주방장으로 불리길 원하는 박찬일씨가 광화문 한복판에 차린 돼지국밥집이다. 


어쩌면 '평양냉면' 을 잘하는 아니 아주 잘하는 집이라 불리길 원하는 식당의 사전포석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화문국밥 혹은 서울돼지국밥


광화문국밥 돼지국밥 박찬일


자리에 앉아 국밥을 주문하니 바로 밑반찬이 깔리고 1~2분도 채 걸리지 않아 주문한 돼지국밥이 나왔다.


투명한 빛이 도는 맑은 국물에는 짧게 자른 부추와 얇게 썬 파가 가득했다. 그 국물 밑으로는 넓적하게 저민 적당한 크기의 분홍빛 도는 고기가 보인다.


감칠맛. 


받자마자 한수저 떠 먹은 국물은 생각했던 딱 그 맛이었다.


맑고 은은한 단 맛, 그리고 담백함이 느껴져서 연신 수저로 떠 먹게 되는 그런 좋은 맛.


처음 맑은 국물을 얼핏 보고는 밍밍함이 느껴지는 맛이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괜한 오해였다.


부산에 가서 흔히 먹는다는 경남, 부산 지역의 돼지국밥과는 많이 다르다. 이름은 똑같지만 전혀 다른 음식이었다. 


사실, 부산에 가도 돼지국밥을 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어번 먹어보곤 내 취향과 내 입 맛에 맞는 음식이 아니라 생각들었기 때문이다.




광화문국밥 돼지국밥 박찬일


광화문 국밥의 돼지국밥은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온도였다. 굳이 식힐 필요도, 후후 불어가며 국물을 떠먹어야 할 필요가 없었다. 


국밥에 있어서 국물만큼 중요한 밥은 상차림 위 사진에서 보듯, 여느 국밥과 다르게 토렴해 나오는 게 아니라 식기 그릇에 따로 담아져 나온다. 거기에 새우젓과, 젓갈, 고추와 마늘, 그리고 김치가 함께 나온다.


이 정도면 '광화문 국밥' 이 아니라 '서울 돼지국밥' 이라고 불러도 별 무리가 없겠다 싶다.




밥 그리고 토렴


개인적으로는 토렴한 국밥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토렴 자체가 밥의 온도와 국물을 맞추려하든, 토렴 자체를 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든간에 밥을 국에 마는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토렴은 식은 밥이나 국수를 국밥뚝배기 안에서 여러번 국물을 부어 뜨끈하게 만드는 수작업이다. 국밥집, 국수집 등에서 펄펄 끓는 탕국물에 데이지말라며 지방 식당아줌마들이 해온 작업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첫째로는 소화능력이 약한 탓에, 훌훌 넘기듯 말아먹기보단 밥을 꼭꼭 씹어먹기 위함이고,

둘째로는 밥을 국에 말았을 국물 본래의 맛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밥 그 자체의 맛을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밥은 한꺼번에 말지 말고 두어 번 나눠서 말아야 밥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라는 식당 내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인상적이었던 돼지국밥의 국물과는 달리 토렴으로든 밥을 말아먹든 간에 그와는 무관하게 고시히카리 쌀로 바로 지은 밥이라던 광화문국밥의 밥은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적어도 밥 만큼은 좋은 쌀을 무색케하는 평범한 식당의 그런 맛이었다.



광화문국밥 돼지국밥 박찬일


가격은 적당한 금액일 수도 있지만 국밥 가격으로 8,500 원의 금액은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식당이 위치한 광화문, 여의도 등 구매력이 있는 집단들이 밀집한 지역이기에 가능한 금액이리라.


서울 그것도 광화문 한복판에서 허기짐을 달랠 수 있는 싸고 맛난 국밥집을 찾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너무 나이브한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다보니 일주일 사이 이 곳을 세번이나 방문하게 되었다. 

헌데 처음 방문과 세번째 방문시 거의 같은 맛을 냈던 국물은 두번째 방문했을 때는 짠맛이 꽤 강했다.


기억하는 입맛의 오차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두번째 방문때의 국물맛은 분명 다르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오차는 있기마련이지만 돼지국밥에서 가장 중요한 국물의 맛이 그 오차를 벗어남은 분명 아쉬운 점이다.


박찬일 주방장, 그에게도 아직까진 국물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일만큼은 쉽지 않은 듯 보였다.



그럼에도 한번은 가서 먹어봄직한 식당이었다. 박찬일 '광화문국밥'.






영업시간 11:30~22:00, 쉬는시간 14:30~17:30, 휴무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