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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here/도쿄 Tokyo

도쿄우동ㅣ고독한 미식가 고로상의 카루카야 우동

by *아트래블 2019.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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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여행  #도쿄미슐랭  #도쿄라멘  #도쿄맛집

도쿄 여행 속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 가 되어보는 기분은 어떨까..

 

 

마치 런더너가 된 양, 잠시 여행자라는 걸 잊어버린채 공원을 찾아선 돗자리를 깔고 누워 책도 보고 일광욕도 하고 싶을 만큼의 좋은 날, 조그맣고 따스한 5월의 낯간지러운 공기덩어리가 피부에 와 닿는다.

 

아스팔트로 잘 포장된 이케부쿠로로 향하는 길 위에는 시원스레 물이 뿌려져 있고, 길 언저리에서는 장미꽃 향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역시 5월.

 

 

관련글. 도쿄 카레우동 콘피라차야  https://artravel.tistory.com/112

 

도쿄ㅣ도쿄 카레우동 콘피라차야

도쿄 카레 우동 전문점 '콘피라차야 こんぴら茶屋 (こんぴらちゃや)' 스시나 라멘만큼이나 카레를 좋아하기에 집에는 항상 카레전문점 수준만큼의 다양한 카레 식자재를 두고 일본 혹은 태국

artravel.tistory.com

 

 

도쿄 이케부쿠로 카루카야 우동

 

 

The Best Udon in Tokyo, Saniki Karukaya

 

온몸 가득 햇볕을 맞으며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오픈된 공간이자, 평일임에도 주말의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세이부 이케부쿠로 백화점 옥상이다.

 

일본에서 백화점 옥상은 예전 도쿄에서 갔었던 비어 가든을 제외하면 수년 만인듯 싶다. 

 

따스한 햇살과 녹색으로 가득한 백화점 옥상 정원에는 귀에 익은 재즈 음악이 흐르고 한낮 임에도 맥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과 와인을 마시고 있는 백발의 노신사도 눈에 들어온다.

 

 

도쿄 이케부쿠로 카루카야 우동

 

 

백화점 본점 옥상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긴 행렬 끝으로 여느 식당들과는 달리 멀찌감치 떨어진 홀로 있는 듯한 우동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런 변화도 없는 듯 그렇게 50여년을 한자리에 있는 우동집.

 

이케부쿠로 역(池袋駅) 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세이부 이케부쿠로(西武池袋) 백화점 옥상에서 수타 우동을 즐길 수 있는 우동집 '카루카야 (かるかや)' 다.

 

잘 알려진 만화 '고독한 미식가' 에도 등장할 뿐만 아니라, 백화점 엘리베이터에도 '카루카야' 라는 별도의 안내 표시가 되어 있을 만큼 유명하고 인기 만점의 사누키 우동점인 '카루카야' (かるかや)

 

 

고독한 미식가 카루카야 우동

 

 

 

도쿄 백화점 옥상에서 맛볼 수 있는 정통 수타 도쿄 우동, 카루카야 우동 (かるかやうどん)

 

 

백화점 옥상에 위치하기에 날씨가 좋은 날이면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맛있는 우동을 먹을 수 있다는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평일에도 수백그릇의 우동이 팔린다는 도쿄 맛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밀가루를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반죽, 숙성, 면을 뽑는 작업에 이르는 과정을 창업한 해인 1968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을 만큼 역사와 전통을 지닌 도쿄의 우동집으로, 흔한 백화점 푸드코트에 있는 그저 그런 저렴한 맛의 우동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일 듯 싶다.

 

이 곳 역시나 도쿄여행을 가게 되면 꼭 가겠노라 찜 해두었던 식당들 가운데 한 곳이다.

 

 

도쿄 이케부쿠로 카루카야 우동

 

 

메뉴판을 보니 11개의 기본 메뉴가 있는데 그 중 츠케우동(つけうどん), 카루카야우동(かるかやうどん), 스테미나우동(スタミナうどん) 등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 곳의 인기 메뉴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한정 메뉴나 어린이용 메뉴도 별도로 준비되어 있다)

 

'고독한 미식가' 의 주인공 고로는 만화속에서 350엔짜리 가츠미오로시 우동(月見おろしうどん) 을 주문했지만, 메뉴판을 보니 지금은 그와 비슷은 하지만 똑같은 메뉴는 없는 듯 싶었다.

 

 

 

물론 우동의 가격도 예전 만화에 나올 당시보다 시간이 지나 다 조금씩 올라있는 상태다.

 

주인분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뒤로 서있는 긴 행렬과 빨리 먹어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짧은 일본어 실력인지라 바로 주문을 한다.

 

 

도쿄 이케부쿠로 카루카야 우동

 

 

 

차가운 부카케 우동을 먹어야 어울릴만큼 5월임에도 마치 여름날씨인양 무더웠던 도쿄의 날씨. 

 

생계란을 넣은 소스에 금방 삶아낸 우동면을 담가 먹는 방법으로 우동의 풍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450엔짜리 츠케우동(つけうどん)과 역시 450엔짜리의 기본 우동인 오로시우동(おろしうどん)을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상자가 나무 젓가락을 챙겨 햇볕 잘 드는 곳에 자리하고는 우동을 기다리면 된다.

 

주문하고 2~3분의 짧은 시간 뒤에 나온 우동, 한 눈에 보아도 두툼해보이는 면을 츠케즙에 담그자마자 면의 탄력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물론 면의 기본이 되는 끈기보다 딱딱해 보이는 사누키 우동이지만 무사시노 우동의 굵고 단단한 식감이 느껴지는 꽤나 강한 탄력을 가지고 있는 면이 돋보인다.

 

거기에 조금 진한 국물이 면 못지않게 잘 어울린다. 

 

표면적으로 사누키 우동 전문점임을 말하고 있지만 사누키면이라기에는 조금 더 씹는 맛이 강하고 수타 특유의 역동적인 질감으로 우동의 맛을 배가 되게 하는 듯 싶다.

 

 

도쿄 이케부쿠로 카루카야 우동

 

 

마치 난도질 된 듯 직접 만들어 자른 면덥게 수타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불규칙한 면발과 살짝 매콤한 맛의 정도가 절묘하리 만큼 좋은 맛을 내는 국물의 우동이다. 

 

면의 양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자라면 적당한, 보통 남자라면 살짝 적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참고로, ‘사누키 우동’ 은 일본 가가와현의 옛 지명인 ‘사누키’에서 유래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쫄깃한 식감과 다양한 먹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사누키 우동은 주식인 면 위에 튀김 등의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을 올려 먹는데, 가격이 저렴한 것도 특징이다.

 

또한 '무사시노 우동' 은 도쿄의 다마 지역과 사이타마 현 서쪽 지역의 향토 요리로 다른 우동과 비교하면 약간 갈색인데, 두꺼운 면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사누키 우동 고유의 부드럽고 미끄러운 표면보다는 입안에 거친 느낌을주는 멋진 씹는 감촉이 특징이다. 먹을 때 뜨거운 소스에 담그는 것이 일반적인 우동이다.

 

 

일본 영화 '우동' 을 보면 발로 밟으며 반죽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동안 그 두툼하고 탄력있는 면을 만들어 보겠다며 장면 하나하나 다시 보면서 집에서 우동면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우동면을 만들던 형언할 수 없는 수고로움을 뒤로 하고 영화 속 나오는 우동집에 가서 우동을 먹어보겠다며 일본으로 여행 아닌 여행을 떠났던 기억도 떠오른다. 

 

 

도쿄 이케부쿠로 카루카야 우동

 

 

 

'카루카야' (かるかや) 의 우동은 그렇게 일본의 어느 한적한 시골길을 걷다 마주한 영화 속 우동집에서 먹어봄직한 그런 맛을 떠올리게 한다.

 

만화 '고독한 미식가' 의 주인공 고로의 말처럼 푸른 하늘을 반찬 삼아 기분 좋게 비워냈다. 

 

씹는 맛이 좋은 우동과 부드러운 육수 그리고 다채로운 고명의 합이 정말로 조화로운 우동. 한그릇에 400엔에서 500엔 정도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대부분의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인 우동집이다. 

 

어쩌면 고로상이 들린 가게에서 그와 함께 먹는 모습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어 더 유쾌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어설픈 입맛으로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우동집, 그에 대한 맛을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100퍼센트 맛을 내는 음식을 원하고, 내 기대에 걸맞는 100퍼센트 맛을 내는 음식을 마주하는 일이야 말로

꼭 여행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바라는 것들이 아니던가. 

 

그게 현실이 된다면 그 얼마나 멋진 일일까. 

 

그것은 어찌보면 일상의 작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 될 것이고, 또한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도쿄에서 얼마 되지 않는 금액으로 여행자들의 마음과 주머니 속 사정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몇 안되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의 꿈을 가능케하는 그런 우동집을 마주하는 일.

 

이 곳 카루카야 라면 가능할 듯 싶었다.

 

 

도쿄 이케부쿠로 카루카야 우동

 

 

 

혹여 옥상까지 올라가는 건 귀찮치 않을까? 라고 약간의 염려를 하는 이라면, 도심 속 옥상의 햇살 가득한 멋진 풍경과 그에 못지않은 맛있는 우동이 기다리고 있으니 머뭇거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카루카야' (かるかや) 에서 만든 수타의 생면을 구입할 수 있다.

 

옥상에서의 만찬을 마치고 나서 잠시 들려 두손 무겁게 하곤 나중 집에 돌아가 이케부쿠로의 어느 옥상 풍경을 떠올리며 그 면을 다시 음미해 보는 것 역시 권하고 싶다.

 

조만간 다시 찾을 예정인 도쿄. 그 때는 이 곳에 다시 들려 '콘부우동'(昆布うどん) 을 먹으리라 미리 마음에 담아둔다.

 

매일 아침 소스를 담글 때 사용되는 다시마 육수에 먹는 우동이라는데 하루 판매하는 수가 한정되어 있는 숨은 인기 메뉴이자 주인장의 추천 메뉴라 한다.

 

물론 이번에 맛보지 못한 '모리우동 (もりうどん)' 과 함께..

 

 

 10:00~20:00 (L.O. 19:30) 휴일은 세이부 백화점 기준 

 세부 이케부쿠로센 이케부쿠로역 (연결)

 東京都豊島区南池袋1丁目28−1 /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 9층 옥상 西武池袋本店 本館9F 屋上

 http://www.sanuki-karukaya.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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