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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ㅣ세인트존스대학의 고전읽기 교육 커리큘럼

by 아트래블* 2019. 7. 11.

고전 읽기ㅣ세인트존스칼리지 고전읽기 커리큘럼

 


- 4년간 고전 200권 읽고 토론하는 세인트존스칼리지의 교육법

 

 

미국 대학 학부교육과정 형태 중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고전(Great Books) 중심과정으로 폭넓은 서양문명에 대한 주제가 기초 교양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160여개의 미국 대학에서 학부교과 과정에 고전 읽기 중심의 교과목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았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이나 비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학부교육과정을 고전읽기 중심으로 삼는 것은 급속하게 팽창, 발전하는 지식과 과학교육을 소홀히 취급하게 될 수 있고, 많은 고전들이 유럽, 서양문명 중심의 근시안적, 그리고 우월주의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한 비판에도 '고전읽기 프로그램'은 미국대학의 학사과정, 특히 교양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지난 100여년 가까이 남아왔고, 뉴욕대학과 같은 유수의 사립대학에서도 2008년 고전읽기 중심의 학부 전공과정을 설립했다는 사실이 고전읽기 교육의 중요성과 그러한 교육의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인트존스대학의 고전읽기
세인트존스대학의 고전읽기
세인트존스대학의 고전읽기
세인트존스대학의 고전읽기

 

 

 

 

1869년 킹 윌리암스 스쿨(King William's School)로 설립된 세인트존스 대학은 1937년 완전히 고전들로만 구성된 커리큘럽을 도입함으로써 미국의 다른 대학들과는 구별되는 특별함을 지닌 대학이 되었다.

 

세인트존스대학의 특별한 점은 전공도, 선택과목도 없이 오직 하나의 커리큘럼으로 4년의 학부과정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커리큘럼은 서구 문명의 위대한 사상들을 담은 100개의 고전들로 구성되며, 이 밖에도 과학, 수학, 외국어, 음악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세인트존스 칼리지(St.John's university)는 '없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마치 없음의 정책이라도 존재하는 듯 교수가 없고, 강의가 없고, 시험이 없고, 성적표가 없고... 세인트존스컬리지는 있는 것을 다 비워낸 백지로 그들의 외양을 채우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라는 특성을 이해한다해도 교수와 강의가 없으면 배움은 어떤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물론 세인트존스 칼리지는 전형적인 강의가 없다뿐이지 수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수업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인, 교수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업(授業)이 아니고 그렇다고 가르침을 필터링 없이 받아쓰기만 하는 수업(受業)도 아닌, 스스로 익히고 닦는 수업(修業), 학생 스스로의 참여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방식의 배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미국 대학교라고 하면 보통 브랜드 네임이 있는 아이비리그의 소수 학교만 떠올리기 쉽지만 리버럴 아츠 칼리지라고 해서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이 아니라 인문적 근육,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을 자기 정체성으로 하는 학교도 있다. 

 

한국의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당당히 미국 대학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세인트존스는 이런 리버럴 아츠 칼리지 중에서도 독특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데 우리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4년 동안 책 100권을 읽고 토론하고 소화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부터 20세기까지 시대 순으로 정리 된 리딩 리스트는 세인트존스 칼리지(St.John's university)가 1937년 현재의 교육과정을 시작했을 때 정했던 인류의 고전들이다.

 

100년 이내의 책들이 고전으로 들어오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만큼 훌륭한 책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꽤나 오랜 '시간의 시험' 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1학년 때는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플라톤 『국가』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등, 2학년 때는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단테 『신곡』 에픽테토스 『담화록』 초서 『켄터베리 이야기』 등, 3학년 때는 데카르트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 홉스 『리바이어던』 루소 『사회계약론』 칸트 『순수이성비판』 애덤 스미스 『국부론』 등, 4학년 때는 헤겔 『정신현상학』 마르크스 『자본론』 니체 『선악의 저편』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입문』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등.

 

어떤 책을 읽었느냐보다는 어떻게 읽었는지, 즉 지식의 재구성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더 중요한 일이지만 일단 읽어야 할 리스트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 리스트를 전문가나 현자의 지도가 아닌 학생 스스로 읽고 토론하는 과정 속에서 깨우쳐 가야 한다. 젊은 청춘들의 지적 고투가 4년 동안 지속되는 것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 반에 시작해서 근 10시에 끝나는 세미나 시간을 통해 이뤄지는 토론과 성찰, 이것이 세인트존스의 핵심 수업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4년 내내 세미나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미나보다 더 많은 시간을 수학, 과학실험, 언어, 음악 등에 쏟고 있는 데 이 과정에서도 읽고 토론하는 배움의 방식은 일관되게 작동한다. “수학시간에는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증명하고 오일러의 이론을 읽으며 숫자와 수학에 대해 생각해 보고 토론한다. 

 

과학실험 시간에는 패러데이와 맥스웰 등이 실제 했던 실험을 따라 해보면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과학자들의 생각을 탐구”(『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하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다.

도전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 참고도서.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에 나온 세인트존스 대학의 고전목록과 학년별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