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관면옥ㅣ교대역 부근 평양냉면
가격 ★★★
맛 ★★★★☆
서비스 ★★★★
평양냉면, '올바르게(?) 먹는 법' 에 대해 이야기하는 몇 안 되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맛의 순수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면을 잘라 먹어서도 안되고,
식초와 겨자도 함부로 쳐서도 안되고
메밀의 함량은 어떻고, 그래서 100% 메밀 순면이 최고라고들...
장맛비에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여름은 역시나 '냉면’의 계절.
이미 많은 냉면집들에는 평양냉면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물론 오장동으로 유명한 함흥냉면 역시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인터넷과 인스타, 페이스북 같은 SNS에는 어느 집 냉면이 더 맛있느냐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어쨋든 자신만의 노하우로 오래된 맛을 고집하거나 냉면의 진화를 이뤄나가고 있는 평양냉면.
그 가운데 입소문을 타고 평양냉면 신흥 강자라 불리우는 교대역 부근 '서관면옥' 에 대한 글이다.
사실 어디어디가 평양냉면의 노포(老鋪)니
또 어디 어디가 요즘 잘나가는 평냉(평양냉면)의 신흥 강자니 하는 말들을 하는데
정작 그런데는 관심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음식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도에서는 평양냉면이 조금은 뒤에 있기 때문이다.
서관면옥
냉면만 먹고 나오면 될 것을.. 서관면옥의 '서관' 이라는 단어의 뜻이 괜스레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서관' 이라는 뜻은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 일대를 함께 부르던 명칭이라 한다.
평안북도와 평안남도를 합쳐서 부르는 평안도를 일컫는 지명으로 그곳을 또 다른 말로 관서 혹은 관서 지방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계산된 인테리어겠지만,
노포(老鋪)가 아닌 연후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나무 문과
'100% 제주산 메밀 맷돌 자가 제분' 이라 적힌 나무결이 살아있는 현판, 거기에 멧돌까지
이보다 이 곳이 냉면집임을 알리는 더 좋은 무엇이 있을까 싶다. 바로 서관면옥 입구의 모습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테이블 빼곡히 있는 여느 냉면집과는 다른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 사진으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가운데 길게 뻗은 큰 테이블이 참 멋스럽게 보였다. 식당이라기 보다 카페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식당이 아닌 카페인양 여유 있는 테이블 간격과 높은 천장을 보고 있노라면
자그마한 테이블로 가득 채워져 비좁고 답답해도 보이는 전형적인 냉면집이 아니어서
그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편함이 느껴진다.
또 하나 인상깊게 느껴지는 것은
벽에 붙어있는 '우리는 최고의 평양냉면을 만들기 위해 모였습니다' 라는 글과 직원들의 사진이었다.
'서관면옥' 메뉴판 맨 위에 적힌 1일 20인 한정이라는 점심특선인 '서관면상'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옛 선비들이 먹던 냉면 상을 재현한 것이라 하는 '서관면상'은 냉면뿐만 아니라 전유어, 편육, 수육, 동치미, 족편, 무화과, 녹두전. 거기에 디저트까지 한 쟁반에 받쳐 나온다고 하는데, 설사 미끼상품이라해도 한번은 꼭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 '서관면옥' 평양냉면의 담음새가 예사롭지 않다.
담겨 나온 모습만을 놓고 보자면
가장 완벽에 가까운 평양냉면의 모양새였다.
평양냉면 위에 올려진 노란 지단의 모양새가 맨처음 눈에 들어온다.
하나하나 조심스레 올려놓았을 고명의 모양새가 참 고왔다.
면은 단단히 잘 말아내어 흐트러짐이 거의 없고
그 위로는 편육, 반달 모양으로 자른 배와 오이
동그랗게 말아낸 달걀지단, 쪽파, 실고추가 정갈하니 올려져 있다.
이 곳 '서관면옥'의 육수는 육향이 진한 고기육수를 사용하고 있었다.
심심하다는 뜻의 북한어인 '슴슴한' 맛의 육수와는 사뭇 다른 맛을 보인다.
그리고 보드라운 밀가루면과 달리 거친 식감의 '서관면옥'의 모든 냉면에는 메밀가루 100%를 쓴 순면이 사용된다.
면의 단가도 메밀 100% 순면이기게 비싸기도 하지만 잘 뽑아내는 일 역시나 손이 많이 가는,
하지만 한여름 무더위를 식힐 음식 '평양냉면'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메밀 순면.
서관면옥에서 꼭 맛을 봐야 할 것은
평양냉면이 아닌 골동냉면이 아닐까 싶다.
버섯, 무, 들깻가루, 김가루를 고명으로 올리고
들기름과 식초를 뿌려 먹기에 고소하고 는 다양한 맛의 골동냉면.
결이 다르긴 하지만 고기리 막국수집에서 먹던 들기름 막국수가 잠시 생각났다.
지리산 흑돼지로 담아낸 돌제육
돼지고기를 잘 삶아 식혀서 먹기좋은,
조금은 차가운 온도의 시원한 입맛과 쫄깃쫄깃한 식감 모두를 잘 살려냈다
꼭 평양냉면이 아니더라도
1일 한정 메뉴인 '서관면상' 과
'어복쟁반' 의 맛이 궁금하여
다시 꼭 가보고 싶은 곳, '서관면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