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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by 아트래블* 2024. 11. 13.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쿠팡플레이 시리즈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카구치 켄타로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보는,

그리고 다시 꺼내보는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 작가의 책

 

 

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공지영 p.26]

 

 


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공지영 p.112]

 


 

서로 다른 사랑의 온도를 그려내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과의 공동 집필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공동 집필된 책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은 서울과 파리에 있는 두 작가가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집필하여 올해 5월 16일부터 12월 1일까지 『한겨레신문』에 '먼 하늘 가까운 바다'로 연재되었으며, 이 책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연재 원고를 모아 재작업을 거쳐 단행본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당시 츠지 히토나리는 파리에 있는 단골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 유학생이 공지영의 팬 이어서 이 제의에 응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를 만나고 있는 것과 신기하게도 같다. 그는 늘 장난꾸러기 같고, 그는 늘 조용하나 그는 늘 설레이고 있고, 그는 늘 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진실과 진심으로 해냄으로써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가까운 나라에서 태어나 다른 언어로 작업하고 있는 내 오누이 같은 그와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내게는 축복이었다. 그의 경쾌와 그의 진심이 우리 독자들에게도 나와 같은 감동을 일으키리라고 믿는다. 그의 말처럼 한국과 일본, 그 백 년 후의 흐름에 이 소설을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 공지영

 

 

 

 

공지영 씨가 그린 작품은 때로는 대륙적으로 힘찼고 때로는 반도적으로 섬세했으며 풍부한 감성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늘을 사는 한국 여성의 삶의 모습과 사랑법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섬나라에서 태어난 내 문체와 공지영 씨의 문체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조용하게 서로 녹아들었다. 정말 이 작품에 어울리는 파트너였다. - 츠지 히토나리

 

 

 

 

츠지 히토나리는 『냉정과 열정사이』로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사랑받은 작가이지만 일본에서는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해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다진 작가다. 게다가 그 자신이 뮤지션, 영화감독,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 젊은이들의 취향과 감성을 읽어 내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1959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1989년,『피아니시모』로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1997년에『해협의 빛』으로 제116회 아쿠타가와상을 거머쥐었고 1999년『백불』로 프랑스 페미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감독, 각본, 음악을 맡은 영화 <천년 여행자>와 <부처>로도 주목을 받는 등 문학 외의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2003년부터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우안』,『아카시아』,『태양을 기다리며』,『안녕, 언젠가』,『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사랑 후에 오는 것들』,『츠지 히토나리의 편지』,『냉정과 열정 사이 Blu』 등이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줄거리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는 집안의 맏딸 최홍(베니)은 어학 연수를 위해 일본 도쿄로 간다. 일본어를 겨우 떠듬거리게 된 그녀는 4월의 어느 날, 도쿄의 한 공원 안 호숫가에서 준고(윤오)를 만난다. 준고는 부모님은 이혼했고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아버지와 살고 있었기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해야 하는 처지다. 두 사람은 벚꽃잎이 흩날리던 봄날 공원 호숫가에서 만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랑에 빠져 든다. 준고보다 사랑에 적극적이던 홍이가 마침내 준고의 집으로 가방을 싸들고 들어가지만, 아르바이트로 시간에 쫓기는 준고에게는 홍이와 사랑을 나눌 만한 시간적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부족하다. 기꺼이 받아들이고 기쁘게 맞은 사랑이었으나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과 현실에 차츰 지쳐 가던 두 사람은 기어이 감정을 폭발한다. 그로부터 7년 후 김포 공항. 이곳에서 두 사람은 기적이 될지 우연이 될지 모를 뜻밖의 만남과 맞닥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