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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here/도쿄 Tokyo

도쿄여행ㅣ도쿄역 도시락 전문점 에키벤야 마츠리

by *아트래블 2018.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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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자를 위한 도쿄역 도시락 판매점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너무 아름다워서 먹는 건 범죄" 
"요리인 동시에 수공예" 

에키벤


 

도쿄여행의 마지막 날,

 

다음날 아침 비행기 시간에 여유있게 나리타 공항으로 가기 위해 공항 인근에 위치한

'힐튼 도쿄 나리타 에어포트 호텔 (Hilton Tokyo Narita Airport)' 에 숙박을 하게 되었다.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힐튼 나리타 호텔이 나리타 공항에서 가까운 것은 매우 커다란 장점이긴 하지만, 호텔 위치가 도쿄 시내에서 떨어진 공항 부근, 그것도 말 그대로 호텔만 덩그러니 있는 외진 곳에 있다보니 저녁을 해결할 좋은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았다.

 

그래서 룸에서 먹기도 좋고, 나리타 공항행 기차인 나리타 익스프레스(NEX) 안에서 여행자 기분을 내면서 먹는 것도 좋겠다 싶어 호텔로 오기 전 도쿄역에 위치한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에서 기차도시락 '에키벤' 을 사기로 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N'EX) 는 나리타 국제공항과 도쿄, 시나가와,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 요코하마(東京, 品川, 渋谷, 新宿, 池袋, 横浜) 등의 수도권 주요도시를 바로 연결해주는 신속・편리・쾌적한 특급 열차를 말한다.

 

 

 

 

2023년 12월 29일,연말이라 사람이 더 많아보였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

 

 

✔️ 에키벤야 마츠리 위치  

 

도쿄역 야에스 중앙 출구 개찰구 1층. 센트럴 스트리트 6번-7번 승강장 사이. 워낙 넓은 도쿄역이긴 하지만 사진 속 승강장 번호를 참조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에키벤야 마츠리 駅弁屋 祭' 에서 판매되는 에키벤

 

 

에키벤이란 일본 각 지방의 철도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으로 역을 의미하는 '에키'와 도시락을 뜻하는 '벤또'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기차역에서 파는 역도시락을 의미한다.

 

 

여행의 맛,
'에키벤야 마츠리'

 

 

 

예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글 가운데 에키벤을 두고 "너무 아름다워서 먹는 건 범죄" "요리인 동시에 수공예" 라고 극찬을 했던 기사가 생각났다.

 

물론 글이 실린 곳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이지만 서양인의 온전한 시선이 담긴 글이라기 보다는 당시 유럽판 뉴스데스크의 일본인 에디터의 글 속에 나오는 표현임을 감안해야 할 듯 싶다.

 

 

우리에겐 '금강산도 식후경이' 라는 말이 있듯이 일본에도 '꽃보다 경단 (花より団子)' 이라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꽃구경도 좋다해도 경단부터 먹고 보자는 말이다. 이 말처럼 어디를 가든 우선 에키벤부터 펼쳐놓고 보는 것이 일본인들이다.

그러한 에키벤은 흔히 말하는 '일본 여행 위시리스트' 에 늘 들어는 있었다.
단 이제껏 실행으로 옮기지 않았을 뿐..

하지만 이번 도쿄 여행 때 만큼은 에키벤을 꼭 먹겠다고 마음 먹은지라
언제, 어디서, 어떤 에키벤을 먹을 건지에 대한 아주 쉬운 고민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 퇴근 무렵 도쿄역에 있는 '에키벤야 마츠리 駅弁屋 祭' 모습

 

 

그래서 찾은 곳은 JR 도쿄역에 있는 에키벤(역 도시락) 전문점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다. 

 

 

✔️ 에키벤야 마츠리 위치  도쿄역 야에스 중앙 출구 개찰구 1층. 센트럴 스트리트 6번-7번 승강장 사이

                   워낙 넓은 도쿄역이긴 하지만 사진 속 승강장 번호를 참조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JR자회사가 직영하는 전시판매장으로 홋카이도에서 규슈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국 각지의 약 170개 종류의 유명한 도시락 '에키벤' 이 하루에 7000∼1만개 팔리는 말 그대로 도쿄에 위치한 최대 도시락 전문판매점이다. 

 

 

이 곳 "에키벤야 마츠리" 에 가면 너무나 많은 에키벤과 많은 사람들로 무엇을 골라야 할지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워도 보이지만, 카테고리별로 에키벤을 진열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마음에 드는 에키벤을 쉽게 고를 수가 있다. 

 

 

참고로 고기 도시락 카테고리 (돈까쓰, 소혀, 닭고기튀김, 햄버거 등), 초밥 카테고리, '미쿠노우치 벤토(모듬 도시락)' 라는 다양한 반찬이 곁들여진 도시락 카테고리 등으로 수많은 에키벤이 전시되어 있다.

 

 

하나 아쉬웠던 것은 때마침 퇴근 시간 무렵이었기에 이미 적잖은 에키벤이 품절 상태였던 것이다.

 

아침 시간대에도 점심에 먹을 에키벤을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로 몰리는 이 곳에서 퇴근 무렵의 정상적인 쇼핑을 기대하는 것이 애초에 무리인지도 모르겠다.

 

아침 일찍부터는 어렵더라도 조금 이른 시간에 들리면 에키벤을 골라먹는 재미가 곱절은 될 듯 하다.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 駅弁屋 祭' 에서 고른 '야키사바스시'

 

 

'고르고 고른' 이라기 보다 넉넉한 시간이 없었기에 급하게 고른, 하지만 좋아하는 사바 스시 에키벤이었다. 

꽤나 단단해도 보이는 멋진 디자인의 종이박스가 유명 전문스시집의 테이크아웃용 케이스처럼 꽤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멋진 풍경이 있는 것도 그 흔한 기차의 덜컹거림조차 허락지않던 공항행 고속기차인 NEX 에서 먹는 에키벤이었지만, 기차안에서 먹는 그 맛이야말로 일품이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먹은 남은 한개의 에키벤 역시 더 사오지 못한 아쉬움을 갖게 할만큼 괜찮은 맛이었다.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에키벤& '야키사바스시'. 종이포장을 열면 이렇게 플라스틱 케이스로 잘 담겨져 있다.

 

 

전국에서 팔리는 도시락이 수천개에 이를만큼 일본 각 지방명산의 도시락이 많은 것도, 또 그것으로도 모자라 전국의 도시락을 한데 모아 '도시락 축제' 를 벌이는 등 도시락 '에키벤' 을 왜 그토록 좋아하는지가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일본에서의 에키벤은 기차에서 먹는 도시락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아담한 용기 안에 밥과 반찬의 무의미한 나열이 아닌 그 지역의 역사와 음식 문화 등 삶의 다양한 이야기가 그 안에 잘 녹아 있는 듯 보였다.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에서 구입한 '야키사바스시', 구운 고등어 스시의 맛이 인상적이다.

 

 

많은 곳을 가고 싶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일본의 여러 지역에 대한 풍경을 상상하면서 먹는 에키벤의 맛은 아마도 작은 아쉬움 속 하나의 또 다른 여행이라 불러도 부족함 없을 만큼 좋은 맛 이었다.


밥을 먹을 때 국물이 필요한 우리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단 한끼 아니 간식으로라도, 도쿄에 가게되면 꼭 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로 가서 백칠십여가지의 다양하고 맛있는 에키벤을 골라 먹는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란다.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에서 구입한  또 다른 에키벤 - 이꾸라 연어 덮밥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駅弁屋 祭)
도쿄역 에키벤야 마츠리에서 구입한 또 다른 에키벤 - 이꾸라 연어 덮밥

 


 

 

 


about 에키벤


'에키벤' 이란 일본 각 지방의 철도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으로 역을 의미하는 '에키'와 도시락을 뜻하는 '벤또'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기차역에서 파는 역도시락을 의미한다.

일본 철도의 탄생과 함께 이미 1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닌 일본의 에키벤은 현재 그 종류만 해도 3,000 종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의 역마다 에키벤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일본 전국 특산물은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 각 나라를 대표하는 요리들에 이르기까지 에키벤의 내용물은 다양하다.

에키벤 홈페이지에 의하면 '그 지방 토지의 역사를 배경으로 특산품이나 농산품을 이용하여 만든 것' 이라 정의되어져 있다.

세부적인 설명으로 '일본의 식품화가 담겨 있는 먹거리' 이며 계절감과 시각적 요소를 살려 포장 · 판매하고 있다고도 덧붙여 있기도 하다.

일본 도시락 에키벤에 대한 역사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1885년 7월 16일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역에서 주먹밥 2개에 무절임(다쿠앙)을 댓잎에 싸서 5전에 팔았다는 설, 1877년 오사카, 고베역에서 팔았다는 설 등 다양한 여러 설이 존재한다.

어쨋든 하나 확실한 것은 일본에 철도가 들어선 1872년 이후인 약 140년 전부터 에키벤을 먹었다는 사실이다. 

늦어도 1888년에 주먹밥과 단무지를 넣어 판 도시락이 등장했다는 일본 내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봐서는, 일본 도시락 '에키벤' 의 역사는 확실히 한 세기는 넘어가는 것 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 후 밥과 반찬을 나눠 담은 '마쿠노우치' 도시락이 판매되면서 장거리 열차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