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미슐랭 라멘,
도쿄 맛집은 많지만
적어도 이곳에 비할 곳은
단연컨데 없다.
관련글. 일본 최초 미슐랭 라멘 '츠타' https://artravel.tistory.com/122
도쿄에서 라멘식당이 미슐랭 스타를 받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일본 어디나 그렇겠지만 도쿄에는 라멘집들이 어디에나 있다.
영국 런던의 펍(Pub), 프랑스 파리의 카페(Café), 터키 이스탄불의 '도너케밥' 과 비교하는게 좋은 예인지는 모르지만, 도쿄에만 무려 20,000개 이상의 라멘 식당이 있을만큼 일본에서의 '라멘'은 마치 종교와도 같다.
즉, '나키류' 는 2만여개의 도쿄 라멘집 가운데 '츠타' 와 유이하게 미슐랭의 선택을 받은 식당이라는 얘기다.
그들의 선택인만큼 나름 잣대를 들이댄 결과겠지만, 그 선정이유를 알기란 불가능한 일이기에 나키류에 가서 직접 먹어보면 조금은 이해되지 않을까 싶었다.
▲ 대기줄, 이게 다가 아니다. 10명 입장 가능한 이들만 건물옆에, 그 이상의 줄은 아래 사진처럼 건너편 길에 서게된다.
JR야마노테선(JR山手線)의 오즈카(大塚)역에서 걸어서 약 6분 거리의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나키류는 '나쿠(鳴く; 울다)' 와 류(龍;용) 두 단어가 합쳐진 말로 '우는 용' 을 의미한다고 한다.
'나키류(鳴龍)' 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로는 탄탄멘이 있다.
'탄탄멘' 하면 늘상 홍콩에서 먹던 크리스탈제이드의 탄탄멘이 떠오르곤 한다. 알고 있는 선에 탄탄멘은 딱 거기까지였다. 중화요리라 일컫는 그 계열의 라멘. 자연스레 호기심이 많이 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돈코츠나 소유, 시오 계열이 아닌 탄탄멘으로 미슐랭 원스타 대열에 올라섰다는 사실에 더 관심이 갔다.
▲ 길 양 옆으로 나눠 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픈 30여분전 모습
일본 사람들의 대기줄에 대한 열정을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오픈 30여분전 도착한 내 눈앞에는 이미 어림잡아도 3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일본의 황금연휴인 골든위크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모습이랄까.
두시간 남짓 기다려 식당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 길 양 옆으로 나눠 서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픈 30여분전 모습
열명 남짓 앉을 수 있는 카운터만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 입구에 주문하기 위해 자판기가 있고, 일본어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영어 메뉴가 준비되어있다. 물론 영어 소통이 가능한 직원도 있으니 직접 물어도 된다.
사진에서 보듯 카운터로만 되어있는 식당은 여느 일본의 라멘집처럼 앉아있으면, 주방장이 음식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들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다.
세 명의 요리사가 소모되는 그 어떠한 움직임조차 허락되지 않을 만큼 동선이 잘 고려된 주방에서 매우 깔끔하게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면을 삶고, 국물을 붓고, 챠슈를 썰어내고, 그릇에 완성된 라멘을 담아내고, 그위에 특유의 토핑을 얹고 국물을 담아내는그 일련의 과정들이 하나의 선처럼 길게 이어져 있다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림을 그려내는 작가의 선작업처럼..
대표메뉴인 탄탄멘으로 모두 주문을 하려다 탄탄멘과 시오라멘으로 나눠 주문을 했다.
시나가와 역 부근에서 급하게 끼니를 떼운 라멘집에서 마주한 탄탄멘의 모습과 나키류의 탄탄멘 모습은 비쥬얼만큼이나 그 맛 역시 확연하게 비교되었다.
정열적이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추운 겨울의 키스와도 같은 '나키류(鳴龍)'의 탄탄멘
탄탄멘의 모습이다.
우선 국물은 아름답고, 선명한 오렌지 색과도 같은 국물의 색은 매혹적이기도 그리고 유혹적이기도 했다. 추운 겨울, 눈 내리는 날 뜨거운 온천에 몸을 누이고 있는 그런 행복감이랄까.
살짝 매콤하기도, 달콤하기도, 또 고소한 크리미한 맛이 느껴지는 라멘 국물은 완벽하게 균형잡힌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적당한 자극을 주는 라멘, 콧등에 살짝 땀방을 고이게끔 하는 그런 멋스런럽고 맛있던 라멘.
면은 미슐랭 원스타 라멘으로부터 기대했던 대로, 탄탄만과 함께 나오는 면발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질감과 맛 면에서, 둘 다, 탄탄멘과 잘 어울리는 면이었다.
고전적인(?) 일반 톤코츠 라멘집에서의 면보다는 얇은 중간 정도의 굵기를 가진 직선면으로 쫄깃함과 적당한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함께 주문한 시오라멘 역시 탄탄멘의 맛에 못지않았다.
맛도 좋고 풍미있든 나키류의 차슈, 그리고 양도 부족함 없었다.
서비스는 말 그대로 완벽했다.
이 곳이 라멘집인가 싶을 만큼 친절함과 세심함이 보였다.
밖에 대기를 하고 있는 손님들을 중간 중간 확인하던 모습도,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해 햇볕 가리용 우산을 챙겨주는 모습 하나하나까지..
라멘의 가격 역시 나키류 탄탄멘과 특제 시오라멘 , 거기에 추가한 차슈와 별도의 차슈덥밥 한 그릇.
먹어본 것 중 가장 싼 미슐린 스타을 받은 곳에서의 식사였다. (나키류 탄탄멘 850엔 / 특제 시오라멘 1100엔 / 차슈덥밥 350엔 / 차슈추가 200엔 350엔 / 차슈추가 200엔)
서울의 어지간한 무늬만 일본 라멘집들에서 지불하는 평균 금액을 생각할 때, 정말이지 매우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꼭 미슐랭 원스타 라멘집이라서가 아니라, 또 '츠타' 와 더불어 유이한 미슐랭 라멘집이라서가 아니라, 일본에서 먹어본 최고의 라멘집이었다.
일본을, 도쿄에 와서 단 한번 라멘을 먹어야만 한다면, 난 주저없이 이 곳 '나키류' 로 올 것이다.
✔️ 영업시간 월 11:30 – 15:00 / 수~일 11:30 – 15:00; 18:00 – 21:00 (화요일 휴무)
✔️ 매장위치 Tōkyō-to, Toshima-ku, Minamiōtsuka, 2 Chome−34−4 SKY南大塚
✔️ 홈페이지 http://www12.plala.or.jp/nakiryu/
✔️ 트위터 https://twitter.com/NAKIRYU
* 2019년 현재 나키류 테이블 구성은 위 사진처럼 바뀌었다. 이전 인테리어가 더 마음에..
도쿄여행에서
가장 먹어보고 싶은
라멘집은 어딘가? 라고 묻는다면,
난 주저없이 '나키류(鳴龍)'를 꼽겠다.
그 만큼 단연 으뜸인
도쿄의 라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