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술관ㅣ『바우하우스와 현대생활展』 Bauhaus and Modern Life
전시회명 『바우하우스와 현대생활展』 Bauhaus and Modern Life
전시장소 금호미술관 전관
전시시간 2019. 8. 13 - 2020. 2. 2ㅣ화요일 ~ 일요일(매주 월요일 휴관)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 일반 7,000원
전시해설 화~일 11:00, 15:00, 16:30 - 3회
전시작가 마르셀 브로이어, 루드비히 미스 반데어로에 등 바우하우스 디자이너들과 루이지 콜라니, 찰스와 레이 임스 등 유럽 ∙ 미국의국제적 디자이너들
올해 2019년은 디자인 혁명의 아이콘이자 인류 첫 창조학교로 불리는 바우하우스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국내에서도 29일 다큐멘터리 영화 ‘바우하우스’가 개봉하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호미술관과 2019광주디자인비엔날레, 경기 양주시 조명박물관에서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가 잇따라 열리는 것도 그 이유다.
바우하우스(BAUHAUS)
1919년 독일 바이마르에 세워진 뒤 데나우, 베를린을 거쳐 1933년 나치에 의해 폐교된 조형예술학교다. 단 14년간 존재하고, 설립 100년이 지났다. 하지만 예술과 공예·기술의 융합을 이끈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정신, 장르를 초월한 도제식 교육방식은 지금도 문화예술 곳곳에 살아 있다.
근대 건축의 거장 중 하나로 꼽히는 발터 그로피우스가 1919년 세운 예술종합학교 바우하우스는 단순하고 아름다우면서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건축, 미술, 무용, 음악 등 문화 예술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며 기능성의 강조, 장식을 버린 단순간결의 조형미, 대량생산의 산업화시대에 어울리는 재료 등을 추구한 디자인 철학은 건축과 가구류·식기류, 생활용품, 타이포그래피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산업디자인의 막을 연 바우하우스는 현대 디자인의 원류로 평가받는다.
바우하우스는 나치의 발호로 1933년 문을 닫았지만 가장 혁신적이었던 디자인이 지금 가장 친숙한 디자인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그 유산은 현재 진행형임을 실감하게 된다.
사실 전시장을 둘러보면 어디에서나 본 듯한 평범한 디자인들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시된 작품들이 현재가 아닌 1920~1930년대 작품임을 떠올리는 순간 바우하우스가 가지고 있던 그 힘을 느끼게 된다.
소장품만으로 꾸린 전시회이기에 바우하우스와 이후 계속된 그 영향력을 길고 넓게 깊은 조망을 하기 힘든 한계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 전시회는 흥미롭게 들러볼 만하다.
2019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_3층 바깥 전시장_전시 전경
바우하우스 창립(1919)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켈러 등 학생들은 물론 발터 그로피우스,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 마르셀 브로이어 같은 바우하우스 거장들의 오리지널 디자인 60여점을 선보인다. 유명한 '바르셀로나 체어' 같은 의자부터 탁자, 다기(茶器), 조명, 유리 공예품까지 아우른다.
김희원 큐레이터는 "바우하우스의 작품은 지금으로선 특별해 보이지 않고, 이케아에 가면 있을 것 같은 디자인이지만 당시엔 혁신이었다"고 설명했다.
2019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_2층 바깥 전시장_전시 전경
아무래도 먼저 눈길을 잡는 것은 바우하우스에서 가르치거나 배운 이들의 오리지널 디자인이다. 2층 전시장 들머리에서 만나는 마르셀 브로이어의 ‘탁자세트 B9’(1925~1926)는 여러 면에서 바우하우스 철학을 잘 보여준다.
4개의 탁자로 된 작품은 자전거에 사용된 강철 파이프와 성형합판으로 이뤄졌다. 높이와 넓이를 달리함으로써 사용하지 않는 탁자는 다른 탁자 밑으로 들어가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시킨다. 장식 없이 기능성을 최대한 살려 바우하우스 디자인임을 알아볼 수 있다.
강철 파이프는 당시엔 ‘황당한’ 재료였지만, 가벼우면서 높은 강도와 간결한 외형으로 이후 가구 재료로 각광을 받았다. 강철 파이프로 프레임을 만들고 교체가 가능한 가죽·천을 활용한 그의 의자는 바우하우스의 상징으로,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브로이어 탁자 위의 세라믹 다기 세트(1963)는 바우하우스를 이끈 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이다. 또 옆의 목조 책상과 의자(1930)는 칼만 렝옐의 디자인으로 연구자들은 ‘보물’로 여긴다.
2019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_2층 안쪽 전시장_전시 전경 (2)
금호미술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열리는 『바우하우스와 현대생활展』 Bauhaus and Modern Life은 1920년대 바우하우스의 오리지널 디자인 60여 점을 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다.
금호미술관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현대 생활 문화의 원류로서의 모던 디자인을 다시 살펴보는 전시로 20세기 디자이너들의 실험과 혁신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우선 마르셀 브로이어의 초기 ‘캔틸레버 의자’와 루드비히 미스 반데어로에의 우아한 곡선이 가미된 ‘캔틸레버 의자’와 ‘바르셀로나 체어’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페터 켈러의 ‘칸딘스키 컨셉트의 요람’은 바우하우스 교수였던 추상미술 선구자 칸딘스키의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기하학적 도형과 색채감이 돋보인다.
바우하우스의 금속 공방장으로 활동했던 마리안느 브란트의 반구형 금속 '재떨이'와 탁상시계는 지금 봐도 세련된 디자인이며, 빌헬름 바겐펠터의 오리지널 빈티지 '주전자'(1929년)는 현대에도 널리 쓰이는 디자인의 원형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2019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 3층 안쪽 전시장
전시장 2~3층에는 조명 ‘카이저 이델’(이델)로 유명한 크리스티안 델의 조명,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와 함께 작업한 샤를로트 페리앙의 ‘유니테 다비타시옹 부엌’(1947~1952)도 선보인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르 코르뷔지에가 마르세유에 지은 공동주택으로 현대 아파트의 원형으로 꼽힌다. 바우하우스에서 스승인 칸딘스키로부터 영감을 받은 페터 켈러의 ‘칸딘스키 콘셉트의 요람’도 흥미롭다.
2019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 지하 1층 바깥 전시장
지하 전시장에는 미술관의 디자인 컬렉션을 선보이는 자리도 함께 마련됐다. 어린이 가구 컬렉션은 아르네 야콥센, 알바 알토 등 현대의 스타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어린이용 의자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2019 바우하우스와 현대 생활_지하1층 안쪽 전시장
주거를 주제로 한 마지막 전시장에서는 현대적 주방 기구들과 함께 '바이센호프 주택단지'의 건축 도면들을 볼 수 있다. 1920년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그로피우스 등이 참여했던 프로젝트로 디자인이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현대인의 삶을 윤택하게 해왔음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