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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 야외 프로젝트『기억된 미래 UNEARTHING RUTURE』

by 아트래블* 2019. 9. 12.

덕수궁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 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UNEARTHING RUTURE』'


전시회명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UNEARTHING RUTURE』'

전시장소 덕수궁

전시시간 2019. 09. 05 - 2020. 04. 05 

참여작가 스페이스 파퓰러(라라 레스메스, 프레드리크 헬베리), CL3(윌리엄 림), 뷰로 스펙타큘러(히메네즈 라이), 

             OBBA(곽상준, 이소정), 오브라 아키텍츠(제니퍼 리, 파블로 카스트로)


덕수궁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UNEARTHING RUTURE』



2012년과 2017년 총 2회의 전시기간동안 거의 1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이 다녀간 현대미술의 향연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던 《덕수궁 야외 프로젝트》의 뒤를 이어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MMCA) & 덕수궁-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UNEARTHING RUTURE』'


지난 2018년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와 격년제 정례전시 협약을 맺은 후 공동주최로 처음 열리는 전시로 고종황제의 서거와 3.1 운동의 100주년을 맞아, 근대의 태동을 알렸던 대한제국 시기에 품었음직한 미래 도시를 향한 꿈들을 현대 건축가들의 시각으로 다시 해석한 전시이다. 


'개항'과 '근대화'라는 역사적 맥락을 같이하고, 그때의 격변기를 공유했던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덕수궁 및 서울관 야외 공간 등 한국의 역사적 배경과 독특한 공간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는 살아있는 근대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새로운 작품을 구상, 연출, 설치하였다.


스페이스 파퓰러(태국), CL3(홍콩), 뷰로 스펙타큘러(대만), OBBA(한국), 오브라 아키텍츠(한국) 등 '개항'과 '근대화'라는 역사적 맥락을 같이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5팀의 5점 작품이 전시된다.




덕수궁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UNEARTHING RUTURE』

스페이스 파퓰러, <밝은 빛들의 문>, LED 스크린, 거울, 철, 250 x 300 x 60 cm, 2019


스페이스 파퓰러(라라 레스메스, 프레드리크 헬베리)는 덕수궁 광명문에 <밝은 빛들의 문>을 선보이는데, 고종황제 침전이던 함녕전 마당에 설치될 CL3 '전환기의 황제를 위한 가구'는 황실 가구와 20세기 서구의 실험적인 가구를 조합한 작업이다.





광명문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빛의 스크린을 설치하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가상의 공간을 연출했으며, 작가들은 한국의 단청 보수 전문가와 워크샵 등을 통해 단청 패턴에 관심을 갖고 약 7개월간 작품을 구상했다. 




광명문의 중앙 출입구를 액자 삼은 밝은 전자 빛의 문을 통해 가상의 공간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이 작품은 디지털 스크린의 시대 속 건축의 변화하는 역할에 대해 질문한다. 아름다운 석재와 정교한 기둥, 화려한 처마 등으로 대표되는 왕궁의 건축은 공명정대한 통치라는 이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매체의 기능을 했다. 일제 점령기에 덕수궁이 그 지위를 잃을 무렵, 건축은 국제주의의 현대식 건물로 더 이상 장식적 의사소통을 하지 않게 되었다. 매체는 이제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인터페이스가 아니며,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을 거쳐 오늘날 주머니에 들어오는 크기가 되어 이를 통해 저마다 자신의 궁에서 지배자 노릇을 한다. 그 궁의 문은 하나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의 플랫폼과 인터페이스이며, 대중에게 열려있는 것이다. 작품은 이처럼 픽셀로 장식된 우리 시대의 ‘밝은 빛들의 문’을 통해 새로운 궁으로 들어서는 길을 열고 있다.





씨엘쓰리, <전환기의 황제를 위한 가구> 

철, 나무, 신주, 천, 파라솔, 대나무 매트, 바퀴, 옻나무 오일, 태양광 조명, 가변설치, 2019



고종황제의 침전이던 함녕전 앞마당에는 홍콩 건축가 CL3(윌리엄 림)의  <전환기의 황제를 위한 가구>가 설치된다.


황실의 가마와 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의 라운지 의자 등 20세기 서구에서 실험되었던 가구의 형태들과 조합하여 6개의 가구 유형을 디자인했다. 



관람객들은 마당에 배치된 가구들에 직접 앉아보며 동서양이 만나던 대한제국기의 황제의 일상적 삶을 상상할 수 있다.




황제의 침전으로 주로 쓰였던 함녕전은 고위 관원들과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곳으로 쓰이기도 했다. 대한제국 시기 고종이 왕에서 황제로, 나라 안을 향한 사고는 서구를 향한 개방으로 중첩과 전환이 일어난 점에 주목한 건축가는 건축적으로 건물과 건물 사이의 전환 공간인 안뜰에 흥미를 가졌다. 전환기의 황제를 위해 디자인한 바퀴 달린 가구를 통해 이동성과 변위, 융통성 개념을 탐구한다. 황실의 가마와 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가는 샤를로트 페리앙의 라운지 의자 등 서구에서 실험되었던 가구의 형태를 조합한 6개의 유형을 만들었고, 관람객은 가구에 직접 앉아보며 동서양이 만나던 대한제국기의 과도기적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OBBA(곽상준, 이소정)의 <대한연향(大韓宴享)>

스테인리스 스틸, 폴리카보네이트 판, 다이크로익 필름, 돌, 모래, 태양광 조명, 가변설치 (각 300 x Ø235 cm), 2019





덕수궁의 법전이자 과거 연향(궁중잔치) 무대이기도 했던 중화전 앞에서는 ‘2018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건축부분(문체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OBBA(곽상준, 이소정)의 <대한연향(大韓宴享)>을 만날 수 있다. 





과거 중화전 앞에서 열렸던 연향(궁중잔치) 때 쓰인 전통 구조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과거 연향(궁중잔치)에는 가리개처럼 기능에 따라 공간이 새로 창출되는 ‘변화 가능성’을 가진 장치들이 동원되었는데, 이러한 전통 구조물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오색 반사필름을 통해 매 순간 변화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덕수궁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장소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산자락 아래 터를 잡은 다른 궁과 달리 도심 한복판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한 덕수궁 내에는 전통 목조건축과 서양식 석조건축이 공존한다. 1902년 중화전 앞마당에서 대한제국의 마지막 전통 연회가 열렸다. <고종임인진연도8폭병풍>(1902)에 기록되기도 한 이 연향으로 황실의 권위를 세우고자 했던 고종의 의지를 추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국가의 주요 의례를 치렀던 상징적 공간인 중화전 앞마당에서 오색 반사필름으로 시시각각 바람에 반응하는 이 작품은 빛을 산란시키고, 동시에 춤추듯 화려한 색의 그림자를 바닥에 드리운다. 작품은 또 다른 충돌을 위한 매개체로써, 빛과 바람의 충돌을 통해 반사와 투과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매 순간 새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건축가들은 또한 연향에 사용되었던 가리개인 만인산, 천인산 등 공간을 새로이 창출했던 ‘변화 가능성’의 장치들에 주목하며, 이러한 전통 임시 구조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오늘날 요구되는 유연한 사고, 가치, 공간을 암시한다.







뷰로 스펙타큘러 , <미래의 고고학자>, 철, 콘크리트, 태양광 조명, 700 x 700 x 700 cm, 2019



석조전 분수대 앞에는 대만계 캐나다 건축가이자 2014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 대만관을 장식한 뷰로 스펙타큘러(히메네즈 라이)는 석조전 분수대 앞에서 '미래의 고고학자'를 설치했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먼지가 쌓여 단층을 만들 듯, 수 세기 후 지면과 우리와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보여주는데 관람객들은 솟은 평면들을 연결한 계단을 올라, 발아래 2019년을 과거로서 바라보게 된다.



우리가 시간과 맺는 관계는 곧 땅과 맺는 관계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먼지가 땅 위에 켜켜이 쌓여 과거를 우리 발밑 깊은 곳에 자리하게 하기 때문이다. 건축가는 이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공중에 떠오를 미래의 지면에 맞춰 높인 플랫폼을 통해, 저 위의 공중을 발굴한다. 공중에 띄운 이 땅덩어리는 몇 세기 뒤 미래에서는 일상이 될 것이며, 계단을 오른 관람객은 발아래의 2019년을 과거로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1914년, 르코르뷔지에는 ‘메종 돔-이노’ 다이어그램을 제안했고, 땅의 수직 상승에 있어 ‘piloti’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유럽식 기둥의 받침과 기둥머리가 없는 몸체로서 존재하는 필로티를 통해 ‘자유 평면’이 가능해진 것이다. 건축가는 ‘메종 돔-이노’의 추상적 모티브를 따르면서 100년 전 즈음 우리에게 소개된 근대적 조망의 상승된 시야를 재현한다. 그렇게 솟은 평면들을 연결하는 계단은 특별한 여정을 유도하는 장치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궁궐을 색다른 위치에서 경험하게 한다.


덕수궁관에 이어 서울관의 미술관 마당에는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인 오브라 아키텍츠(제니퍼 리, 파블로 카스트로)의 기후변화와 역사변혁에 다양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인 120㎡(약 36평) 초대형 파빌리온 온실, <영원한 봄>이 전시된다.


오브라 아키텍츠, <영원한 봄>, 1500 x 760 x 500 cm, 2019

폴리카보네이트돔, 나무, 철, 온돌, 네오프렌가스켓, 콘크리트, 고밀도단열재, 발포폴리스티렌, 태양광패널, 조명, 




가을과 겨울 전시기간 동안 봄의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온실로, 파빌리온을 덮은 투명 반구체들을 통해 빛이 실내를 환하게 밝힌다. 


작품명은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지향해 온 인류 역사가 ‘프라하의 봄’, ‘아랍의 봄’등 봄으로 불리는 시적인 은유에서 착안했다. 동시에 작가는 오늘날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가을, 겨울에 걸친 전시 기간 동안 봄의 온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온실로, 파빌리온을 덮은 투명 반구체들은 채광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시야를 확보한다. 1919년의 3.1 운동, 1980년대의 민주화 항쟁 등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했던 봄의 기후가 ‘프라하의 봄’, ‘아랍의 봄’ 등 인류 역사에서 시적인 은유로 작동했던 것에 착안했다. 건축가들은 동시에 오늘날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르는 기후변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파빌리온은 태양광 패널과 배기 송풍기, 알루미늄 호일 커튼, 바닥에 고르게 따뜻함을 전달하는 온돌 등의 시스템을 사용해 인공적으로 기후를 교정하는 기계처럼 작동한다. 혹한의 날씨에도 대중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성되는 이 공간에는 세계적 기후와 환경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는 시각적 장치가 제공된다.



덕수궁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 야외 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UNEARTHING RU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