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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here/서울 Seoul

황생가 칼국수ㅣ미슐랭 식당도 무릇 '위생' 에서 출발한다

by *아트래블 2019.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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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식당 역시 피해갈 수 없다, 열 번 강조해도 부족한 '위생' !!


가격 ★★★

맛 ★★

서비스 ★★★☆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외 많은 미슐랭 식당을 다녀봤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황생가 칼국수> 에서 칼국수와 만둣국을 나누어 먹고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한사람은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배를 부여잡다 집 부근 상가의 화장실을 찾아 뛰어들어 가야하는 극심한 복통을, 다른 한사람은 무사히(?) 집까지 도착해 낮에 먹은 모든 것을 쏟아냈다.


한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은 두사람 모두에게 배탈이 났다면, 그건 그저 식당을 이용한 사람의 문제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래 링크된 기사들처럼 외국 유수의 미슐랭 식당에서도 식사를 한 후 설사, 복통 등 식중독 증상이 있던 일들이 있었으니, 미슐랭에 선정된 식당이라고 해서 위생에 관해 아주 완벽한 것만은 아닌 듯 싶다.


영국의 미슐랭 식당 사고 -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801424

일본의 미슐랭 식당 사고 -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624601003

덴마크 미슐랭 식당 '노마' 사고 - http://chefnews.kr/archives/680



그저 그날, 우리의 운이 없다고만 말하기엔, 다시금 생각하기 싫은 경험이었다.


* <황생가>를 들리기 전까지 먹은 것은 아침에 먹은 크루아상과 커피, 그리고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마신 한잔의 커피 뿐이었다. 오후 1시가 지나 점심으로 칼국수와 만둣국을 먹었기에 다른 요소에 의한 배탈의 여지는 단연코 없다.


** 설사가 심했던 사람은 만둣국의 대부분과 약간의 칼국수와 백김치만을 먹었고, 덜 심했던 이는 만둣국의 만두 2개와 칼국수 대부분, 그리고 백김치 및 김치 모두를 먹었다. 아마 만둣국(정확히는 만둣속) 에 문제가 있는 듯 싶었다.


황생가 칼국수



늘 궁금하긴 했었다. 


국립 현대 미술관 길 건너에 보이는 나무에 둘러싸인 식당 하나가..

(사진 우측 끝 하얀색 건물은 오는 7월 5일 오픈하는 블루보틀 삼청동 (블루보틀 2호점)의 예전 모습이다)


블루보틀 삼청동ㅣ블루보틀 2호점  https://artravel.tistory.com/313



연신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들과 차량들. 


꽤나 유명한 식당인가 하는 생각 정도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저그런 외국인들만의 관광지가 되어버린 삼청동 부근 식당들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그날따라 겨울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어서 그랬으려나 그래서 더 칼국수와 만두국에 마음이 동했는지도 모르겠다.


마침 점심시간도 살짝 지난 시간, 광화문에 올 때면 늘상 들리는 <광화문국밥>으로 가려다 미슐랭 빕구르망에 연속으로 선정된 집이라는 글을 보고는 이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광화문] 미슐랭 빕구르망, 광화문국밥의 돼지국밥  https://artravel.tistory.com/155



황생가 칼국수

'칼국수' 그리고 황생가라 심플하게 쓰여있는 간판, 

대표메뉴인 칼국수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황생가 칼국수

식당 유리문에는 미슐랭 가이드, 블루리본 서베이 등 

여러 레스토랑 가이드북에 선정된 식당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황생가 칼국수

식당안 대기석 바로 옆에는 일본의 타베로그와 비슷한 평가 사이트에서 별 5개를 받아

  2018년에 식당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식당 (CUSTOMER REVIEW AWARDS) 이라는 표식도 있다.



황생가 칼국수

황생가 칼국수의 주요메뉴인 사골칼국수(9,000원) , 왕만두국(9,000원), 왕만두(9,000원)



황생가 칼국수

콩국수, 버섯전골, 모듬전, 보쌈, 수육, 백수육 등과 같은 메뉴도 있다.



황생가 칼국수

주문을 하면 백김치와 김치가 반찬으로 나오고 여분의 앞그릇을 함께 가져다 준다.



황생가 칼국수

뒤에 보이는 만두판으로 보이는 집기들, 

<황생가 칼국수> 관련한 글을 찾다보니 바로 저 곳에서 만두를 빚는 듯 싶었다.



황생가 칼국수

<황생가 칼국수> 대표메뉴인 칼국수, 그리고 만둣국



탈은 탈이고 맛은 맛이다





<황생가 칼국수> 가 미슐랭 빕구르망에 오를 만한 식당인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무의미한 듯 싶다.


맛에 관해 늘 말하고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입맛은 오롯이 개인의 취향일 뿐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으로 이 곳에 대한 맛을 이야기를 하자면 명동칼국수로 잘 알려진 <명동교자> 칼국수의 순한 버전에 딱 어울리는 맛이었다.


참고로 떡만둣국&만둣국의 경우 종로에 있는 <개성만두 궁>의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

- 개성만두 궁  https://guide.michelin.co.kr/ko/restaurant/gaeseong-mandu-koong/



<황생가 칼국수> 대표메뉴인 칼국수는 테이블에 서브되면서부터 뿌려진 간장양념으로 이미 간간한 맛을 내고 있었다. 


살짝 아쉬운 감이 들었다. 


양념장을 별도로 담아 담백한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면 더 낫지않았을까 싶었다.


나중 다시 방문을 하게되면 양념장을 넣지 말고 따로 담아달라고 주문을 하려 생각했었다. 


불행히도 '배탈' 이라는 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온 때문에 다시는 갈 일 없게 되었지만..


만두국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만두국, 딱 그 맛이었다.


'보통의 맛'이 말하는 평범한 맛의 위대함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 음식의 '양' 은 부족했다. 만둣국은 어떨지 모르지만 칼국수의 양은 성인이 먹기에 분명 모자란 양이었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 칼국수를 먹던 3명의 성인 여성들도 '자기들이 먹어도 모자란데, 남자들이 먹기에는 많이 모자라겠다' 라는 말을 할 정도였으니..


메뉴에 있는 '왕만두'도 꼭 먹어보라는 식당측의 배려인지는 모르겠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위생' 그리고 접객 서비스



복통과 설사를 하고 난 뒤, 적잖은 고민 끝에 식당에 전화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일로 식당에 전화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 맛도 좋고 친절한 식당이라면 꼭 미슐랭이 아니어도 당연 'OK' 다. 


하지만 중요한 하나가 더 남았다. 그것은 바로 '위생' 이다. 


맛도 좋고 친절했는데 먹고 난 뒤 배탈이 난다면 다시는 그 식당에 가지 않을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렇듯 음식에 문제가 있든, 청결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있든 간에, 그 곳이 카페든 식당이든 '다신 안가면 그만' 이라는 것이 그간 일반적인 나름의 대응방식이었다. 


그럼에도 굳이 전화를 한 것은..


우리나라 미슐랭 빕구르망에 3년여 계속해서 선정된 식당이니 이런 문제가 있었으니 한번 체크는 해보라고 관련 내용을 알려주고 싶은 미슐랭에 대한 '애정' 혹은 '오지랖'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황생가 칼국수> 관계자의 대응은 아쉬움을 남게하였다


과학적인 검증을 한 결과를 가지고 들이미는 것이 아닌 오롯이 누군가의 주관적인 이야기만을 가지고 자신들의 음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은 잘 알고있고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폰 너머로 들리는 식당관계자의 목소리는 그냥 듣기에도 굉장히 경계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우스갯소리로 어쩌면 블랙컨슈머가 아닐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먼저 괜찮냐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식당을 이용한 손님의 상태를 묻는게 우선이 아닐까 싶었다. 


약간의 염려함을 혹은 미안함을 담든, 자신들의 음식을 잘 살펴보겠다는 따위의 말은 없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참 소박하고 순진한 바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에겐 기억조차 하지못할 작은 해프닝이었듯, 우리에게도 작은 해프닝으로 기억될 것이다.


서로의 무게감 만큼은 분명 다를...



누군가에겐 미슐랭 식당이겠지만, 그런 불편함을 겪은 누군가에겐 다신 안가면 그만인 식당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