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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here/서울 Seoul

우동가게 그리고 교다이야ㅣ당산

by 아트래블* 2019. 4. 5.
한국식 우동을 꿈꾸는 소박한 당산동 '동네 우동가게'

가격 ★★

맛 ★★★

서비스 ★★☆



당산 우동가게



당산역 인근, 정확히는 당산역과 영등포구청역 그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우동가게' 는 주인 홀로 주방을 지키는 1인 식당으로, 아는 이들은 알겠지만 합정동 유명한 우동집 교다이야의 형제 식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합정동] 합정 교다이야, 미슐랭 우동  https://artravel.tistory.com/193



당산 우동가게 교다이야


가게를 오픈하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온라인은 물론 부근 직장인과 동네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우동 맛집으로 유명해진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자가제면을 하지만 수타면만을 고집하는 교다이아와는 달리 1인 식당이기에 부족한 일손을 덜어내고자 기계로 면을 뽑아내며, 면의 굵기 역시 교다이야나 보통의 여느 우동집과는 달리 가는 편이다.


우동가게 교다이야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전 영등포구청역 부근에 있을 당시의 교다이야 생각이 났다. 

그닥 특별할 것도 없는 인테리어, 되려 연말이 지나고 새해 3월말이 다되었음에도 여전히 달려있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눈에 들어온다. 하긴 편한 동네식당이면서 나홀로 운영하는 식당이기에 그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기란 어려울 듯 싶기도 하다.


우동가게 교다이야

자리에 앉으니 부지런히 짬짬이 밀린 설겆이를 하고, 면을 뽑고.. 셀프 형식의 주문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따로 계산도 하고, 국물 위에 고명을 올리는 바쁜 주인장의 모습과 깔끔한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점심시간처럼 한창 바쁠 때에는 미리 준비한 반죽으로 면을 그때 그때마다 뽑는지, 아니면 면을 미리 뽑아놓는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문을 하니 펼친 반죽을 기계에 넣어 면을 뽑는다.


우동가게 교다이야

반찬과 우동은 직접 테이블로 가져와야 하는데, 마침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동네 어르신들이 이 식당엔 찬이 없는 줄 알았다고 머쓱하니 웃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긴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안내문구가 분명 있기는 할텐데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시스템에 익숙한 이들에게야 별문제 없겠지만, 조금 더 친절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우동가게 교다이야


붓가케우동, 카레우동 그리고 새우튀김을 시켰다. 

위치에 대한 정보만을 갖고 있었고 메뉴별 디테일 관련해서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기에 좋아하는 메뉴 위주로만 주문을 했다. (메뉴에 큰 변동은 없는 것 같고 주먹밥이 메뉴에서 없어져 있었다)


우동가게 교다이야

이 곳의 붓카케 우동(ぶっかけうどん)은 냉우동 스타일이었다. 

붓카케 우동(ぶっかけうどん)ㅣ삶은 우동에 다양한 토핑을 올리고 다시 국물을 조금 끼얹은 우동으로 기호에 따라 보통 생강, 파, 와사비 등을 넣어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자루우동(ざるうどん)' 을 좋아하기도 하고, 보통 우동전문점의 경우 따로 소스를 준비하는 자루 우동과 냉우동 등 두가지 스타일의 우동이 다 있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냉우동 스타일이 준비하는 번거로움이 덜한지라 혼자 운영하는 이 곳에선 냉우동 스타일을 고집하는 듯 싶었다. 

자루우동(ざるうどん)'ㅣ자루(ざる)'는 우리 말로 하면 '체 또는 소쿠리' 라는 뜻으로 삶은 면을 찬물에 씻어 체(자루)에 담아내는 것으로 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우동 스타일을 의미한다.

냉우동이기에 쫄깃한 감이 더한 면발은 물론 단맛이 좀 강한 듯 싶었지만, 붓카케 우동 본연의 맛을 잘 살리고 있었다.


당산 우동가게 교다이야

문제(?) 아니 기대했던 것과의 차이(?)는 함께 주문한 카레우동이 나오면서 부터였다.

비쥬얼에서부터 좀 당황스러웠던 것이 카레우동에 고춧가루가 얹어져 있었다. 의외였다. 

사실 고춧가루 정도야 걷어내고 먹으면 되는 일이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카레우동에 고춧가루가 들어간 카레우동은 난생 처음이었다. (나중 카레우동을 먹고나서 든 생각인데, 밋밋한 카레의 맛을 잡기 위해 넣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붓카케 우동에서 유지되던 탄력은 아무리 온우동임을 감안한다해도 식감이라 할 것도 전혀 없는 느낌이었고, 아쉬운 면발을 커버해줘야 할 카레의 맛은 오래전 먹던 밍밍한 가정용 카레의 맛이었다.

도대체 우동전문점에서 파는 카레우동이 맞기는 한건지, 카레를 얹어 먹었으니 카레우동이라는건가...?

[합정동] 합정 교다이야, 미슐랭 우동  https://artravel.tistory.com/193



여러번 방문했던 교다이야와는 달리 처음 방문한 이 곳 '우동가게' 이기에 첫방문만으로 평가를 하기에는 좀 무리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이전 교다이야에서 부터 이어지는 카레우동과의 악연(?)이 여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냉정하게 말해 이전 교다이아 카레우동에서 느낀 실망감 그 이상이었다. 

카레우동은 어지간한 우동전문점이라면 갖추고 있는 기본메뉴이기도 하고, 이 곳 역시 주변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동네식당으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메뉴의 다양성 이라는 부분에선 꼭 필요한 메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개인적은 입맛의 차를 감안한다해도 '카레우동' 하면 기대하는 기본적인 맛은 분명히 있기 마련인데 '우동가게'에서 먹은 카레우동은 이제껏 먹어본 것들 가운데 가장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굳이 메뉴에 넣기를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카레맛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우동가게 교다이야

붓가케, 카레우동 외에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새우튀김(3개, 5천원)은 바쁠 시간이 지난 이후였고, 새로 들어온 손님이 없는 비교적 여유있는 상태에서 만들어 내서인지는 몰라도 바삭한 튀김옷은 물론 괜찮은 맛을 내고 있었다. 

우동가게 교다이야


5천원 남짓의 우동 가격은 요즘같은 분위기에선 꽤나 싸게 느껴지는 식당이라는 생각을 들게끔 한다.


하지만, 가격이 싸다해서 먹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까지 낮게 잡아야 할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특히나 우동전문점 교다이야 형제의 손으로 만든 우동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가격이 싼 우동, 그럼에도 먹을 만 우동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쉬운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한국식 우동'이 당산동 '우동가게' 가 꿈꾸는 지향점이라면, 그렇기에 한국식 카레의 맛을 고집하고 있거나 잔치국수에 들어가듯 고춧가루를 쓴 것이라 하면 더는 할 말이 없겠지만 말이다.




다시 간다면 기본 우동인 멸치우동을 먹어봐야 겠다. 

모쪼록 오래도록 좋은 동네 우동집으로 기억되기를..

시간 : 오전 11시30분~오후 9시/일요일휴무 (브레이크타임 14:00-17:00 / 2019.04 기준)
위치 : 영등포구 당산로 180, 신우빌딩1층
전화 : 02-2634-2999






우동가게 교다이야



우동가게 교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