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온다면 다시 오고 싶은 힐튼 부산 호텔
때에 따라, 나이에 따라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진다.
예전 기억하는 호텔은 여행 중 그저 잠시 쉬고 잠을 자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의 호텔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지가 되어주는 듯 싶다.
'목란' 힐튼 부산 https://artravel.tistory.com/409
힐튼 호텔 오선뷰 프리미어ㅣ힐튼 호텔 부산, 그 첫인상
사실 부산이나 기장, 예전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여행지는 더는 아니다.
우리나라 제 2의 도시답게 비싼 숙박 비용과 음식, 그리고..
무튼 해외여행시 드는 항공권만 아니라면 그리고 모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코로나' 만 아니었어도 아마 지금 있을 곳은 방콕 혹은 런던 골목 어디쯤이었으리..
그럼에도 1년에 한번은 봉하마을을 다녀오는지라 부산에서의 숙박은 피할 수 없는 오롯이 즐길 수 밖에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마치 최근 오픈하는 호텔의 교과서서이자 트렌드인 양, 힐튼 부산 호텔의 메인 로비 역시 1층이 아닌 10층에 자리하고 있다.
로비가 있는 10층으로 오르니 고풍스러운 기둥과 천장으로 치장된 바다가 훤히 보이는 통유리의 인상적인 '맥퀸즈 라운지 (McQUEEN'S Lounge)' 가 눈에 들어온다.
우아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려나, 멋진걸 하는 생각에 잠시 체크인을 하는 따위는 잠시 잊는다.
사실 그 멋스러움보다 시선을 잡는 것은 다름 아닌 호텔 곳곳에 놓인 많은 책들의 모습이었다.
전면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 전망과 호텔 곳곳에 자리하는 책의 조화로움은 마치 이 곳이 호텔이라기 보다 누군가의 서재에라도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되려 쉽게 눈에 띄여야 할 프런트 데스크는 벽면 안쪽으로 꽁꽁 숨겨놓아 통로에 놓인 자그만 안내판이 아니면 쉽게 보이질 않는다.
힐튼 호텔 오선뷰 프리미어ㅣ힐튼 호텔 부산
힐튼 다이아 등급이라 이그제큐티뷰룸으로 업그레이드를 받았지만, 오션뷰 욕조에 대한 원초적인 욕구를 어찌할 수 없어 되려 이번엔 오션뷰 프리미어룸으로 다운그레이드 요청을 했다. *이그제큐티브룸의 욕조에서는 아쉽게도 바다가 보이질 않는다..
이전에 이규제큐티브 룸에서 숙박도 했었고 또 여러 나라, 여러 도시 속 다양한 힐튼 호텔을 경험해 봤기에 룸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없다.
그저 오션뷰 욕조가 보고 싶었을 뿐..
룸 공간은 침실과 욕실로 나뉘는데, 이그제큐티브 룸보다는 조금 좁은 듯, 최근 지어지는 호텔 추세처럼 욕실이 침실의 크기와 거의 비슷해 보였다.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이 놓인 장식장 우측으로 욕실 통로가 있다
힐튼 부산 오션뷰 프리미어룸의 욕실
욕실엔 2개의 세면대, 분리형 샤워부스와 전신 욕조가 마련돼 있다.
힐튼 부산 오션뷰 프리미어룸의 욕실, 좌측으로 욕조가 우측으로는 샤워부스가 있다
사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욕실에 황동소재의 컵받침과 비누받침이 있었는데, 참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라 같은 제품을 구하려 국내외 많은 사이트를 뒤졌다. (결국 꼭같은 모델을 찾지못했다. 호텔에 연락을 해봐야 하나...)
얼마 머물지도 않을 욕실이 이렇게까지 클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반 가정의 욕실 크기를 생각한다면, 잠시나마 이만한 공간의 호사를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한다.
오션뷰 프리미어 평면도 © Hilton
힐튼 호텔 오선뷰 프리미어룸 욕조ㅣ힐튼 호텔 부산
그럼에도 마음에 드는 곳은 역시 욕실, 바다의 훤히 보이는 전망을 고려해 설계한 듯한 전신 욕조였다.
굳이 밖에 나가서 좋아하지도 않는 번잡스러움과 소음에 묻혀 아침을 즐기기 보다, 아침에 일어나 이 곳에서 욕조에 몸을 기댄채 모닝커피를 마시고 오후가 되면 시원한 맥주를, 밤엔 은은한 조명 속 와인을 마시는 것도 더 좋았다.
힐튼부산의 매력은 바로 이게 아닐까
욕조와 테라스는 연결돼 있는데 미닫이를 열면 욕조가 보이는 오픈형 구조로 되어있어 사람들의 시선만 없다면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테라스에 나가 한껏 햇살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안전하게(?) 욕조에 앉아 밖을 내다 보는게 더 낫겠지만 말이다.
기장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힐튼 부산 오션뷰 프리미어 룸 전망.
기장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힐튼 부산 오션뷰 프리미어 룸 전망.
힐튼 부산 복도, 그리고 큰 창
한번 다녀온 후 다시 다녀오고 싶은 호텔을 마주하는 일은 그리 흔치가 않다.
하지만 이 곳, 힐튼 부산은 그런 곳이었다.
힐튼 부산 클럽 라운지
힐튼 부산 클럽 라운지
힐튼 부산 클럽 라운지
누구나의 서재를 꿈꾼다는 힐튼 부산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
호텔 1층에 위치한 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는 아난티 타운과 힐튼 부산의 독특함을 드러내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호텔이라면 응당 있어야 할 음식점이나 숍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야 할 공간에 서점?! '책은 곧 여행이다' 라는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 수많은 서적으로 채워져 마치 도서관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켰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터널 저니' 를 마주하며 변치않는 생각은 '여기 왜....?' 라는 물음표이다.
부산의 번화가도 아닌 이렇게 외진 곳에 호텔이 있는 것도 이상한데, 호텔 안 커다란 공간에 이렇게 뜬금없는 서점이라니... 인스타용 배경이 될 뿐이라 생각하기에..
수익 그 이상의 마케팅 요소로써 힐튼 부산과 부산 아난티 펜트하우스의 이미지를 만들어 준 중요한 부분이 있음은 인정하지만, 단순히 책이 아니라 그네들이 내세우는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부산 도심 한가운데 있는 호텔에서 만들어졌다면 보다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부러 가기엔 대중성, 접근성 모든 면에서 좋지 않아 보였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저 오래도록 이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를 만든 오너의 마인드가 변치 않아 이 공간이 오래 남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