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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there/한국 Korea

제주도립미술관ㅣ제주를 담다

by *아트래블 2019.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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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담다ㅣ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청에서 자동차로 10분 남짓 거리,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넘어가는 시 외곽 중산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있어 이 일대는 오르막을 차가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일명 '도깨비 도로' 혹은 '신비의 도로', 그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비양도, 제주 하늘에서 바라보다 https://artravel.tistory.com/434


제주도립미술관



그림에 대한 혹은 미술관에 대한 편견은 잠시 접어두라고 말하고 싶다.


'무슨 제주에 여행가서까지 미술관이야..' 라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막상 『제주도립미술관』이 한라산 북쪽 산 중턱 구릉지에 자리하는 그 풍경을 보게 된다면, 가끔은 이래 뜬금없을 것만 같은 정적인 여행도 분명 좋아할거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열려있는 미술공간이다.


미술관을 들어가지 않고 바깥 풍경을 눈에 담아두는 것만으로도 제주의 절반은 담아낼 수 있겠다 싶었다.



제주도립미술관



사실 우리에겐 '제주도' 하면 바다, 섬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자연 환경 혹은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지 정도로 알고 있지만, 김정희, 이중섭, 김영갑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곳 제주의 자연에 매료되어 깊은 예술적 영감을 얻어간 곳으로도 제주의 또 하나의 감상포인트는 시작하는지도 모르겠다.



제주도립미술관



오래진 않아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거뭇거뭇한 제주산 화산암으로 포장된 진입로를 오르다 보면 숲이 거꾸로 비치는 수면에 미술관 건물이 고요히 떠 있는듯 어우러진 『제주도립미술관』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미술관 건물과 그 주변을 둘러싼 나무, 그리고 정원과 마당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작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게하는 풍경이다.



제주도립미술관



38,744㎡의 부지에 연면적 7,087㎡ 규모로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건축된 『제주도립미술관』은 어찌보면 우리가 흔히 미술관하면 연상되는 조형과는 거리가 먼 정원 미술관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도쿄에서 마주했던 '도쿄도 정원 미술관' 의 풍경이 잠시 떠올랐다.


미술관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닌 정원을 품고 있는 미술관, 아니 미술관을 품고있는 정원, 상상만으로도 멋지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미술관을 바라보든, 미술관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든 미술관 둘레에 얕은 연못을 만들어 마치 미술관이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데, 그래서 제주도립미술관은 물에 비친 미술관 건물과 자연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자 하는 이들로 늘 북적인다.


마치 우리가 어릴적 미술시간에 색종이와 물감으로 즐겨 만들어보던 데칼코마니를 연상케 하는 물에 비친 미술관 건물이 흡사 사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섬 제주의 풍경을 연출하는 것처럼 아름답다. 





제주의 바람과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물결의 아름다움과 자연을 그대로 투영하여 하늘빛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미술관 앞 정원의 풍경때문일까, 이 미술관은 건립되던 해 대한민국 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곳을 처음 방문한 때는 비가 내리던 겨울이었기에 미술관이 자랑하는 정원의 온전한 모습을 마주할 수는 없었지만, 비가 내리고 또 개임을 반복하던 변화무쌍한 날씨 속 마주한 『제주도립미술관』은 수수함과 화려함 모두를 안고 있었다.





미술관 건물 외부에는 커다란 프레임이 여러개 있어 제주의 하늘과 한라산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고, 미술관 내부의 유리창과 천장 역시도 사각형으로 단순화해 마치 액자 속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갖게도 해준다.


맑은 날 환하게 보이는 한라산, 바람결에 흐드러진 꽃과 억새 등 날씨와 계절,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그대로인 섬 제주의 모습을 건물 자체로 담아 한껏 뽐내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면 오른쪽에 강당과 시민 갤러리, 그리고 왼쪽에는 카페와 장리석 기념관, 가운데는 천장이 뻥 뚫린 중정이 있다. 


그 어느 곳에서든 시선을 두는 것만으로도 제주의 모든 풍경속에 놓인 것만 같다.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 속에 그대로 녹아든 『제주도립미술관』은 어쩌면 미술관에 자리하는 수많은 다양한 작품들을 위해 기꺼이 배경이 되어주는, 그래서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어주는 그런 따스함이 가득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 Info. 제주도립미술관


홈페이지 jmoa.jeju.go.kr/

관람시간 오전9시~오후6시  (7~9월 : 오전9시~오후8시 / 휴관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관람요금 어른 1000원 / 청소년 500원 / 어린이 300원

제주도 제주시 연동 1100로 2894-78 / (+82) 064-710-4300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