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스타일을 더하다, 고베 호텔 │ 오리엔탈 호텔 Oriental Hotel Kobe
고베를 굳이 여행 일정에 넣은 이유는 어떤 도시를 보러간다는 것보다는 특정 호텔에 가보고 싶었던 것이 더 큰 동기인지도 모르겠다.
한창 벚꽃이 피는 시기에 일본 여행을 간다는 것만으로도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평소에 가보고 싶던 호텔에 묵는다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둔 것은 아닐 지 싶었다.
여행에 스타일을 더하다
'오리엔탈 호텔 고베'
고베는 예전 간사이 여행에서 반나절 정도만 둘러보았던 곳이다.
말 그대로 찍기 여행을 한 곳으로 둘러볼 시간이 적었던 것에 더불어 이상하게도 길을 엄청 헤맸던 곳이어서 피곤한 몸과 마음에 어찌보면 별로 좋은 인상이 남아있던 곳은 아니었다.
이런 우리를 고베로 다시 이끈 가장 큰 요인 두 가지는 '롯코산 야경'과 'Oriental Hotel Kobe'였다.
'오리엔탈 호텔' 는 고베를 여행하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는 그리 익숙한 호텔은 아니다. 그렇다고 처음 언급했듯이 개인적인 취향때문일 뿐, 이 호텔에 꼭 묵어봐야해! 하는 그리 유명세를 갖고있는 대단한 호텔은 아니다.
그저 우리가 좋아하는 위드더스타일 후쿠오카의 계열 호텔이라 묵고 싶었을 뿐이다.
참고로, 고베의 오리엔탈 호텔의 설계를 맡은 일본의 건축가 류 코사카는 글 아래에도 언급되는 후쿠오카의 위드 더 스타일 등의 설계는 물론 서울 명동에 위치한 서울로얄호텔과 만다린 오리엔탈 도쿄, W호텔 광저우 등의 설계와 리뉴얼을 담당하기도 했다.
* 2박을 하는 동안 다양한 시간대에 찍어두었던 사진들인지라 낮밤 사진이 뒤섞여 있다.
후쿠오카 여행에서 묵었던 감성 풍부한 '위드더스타일 후쿠오카 (With the Style Fukuoka)' 에 비한다면 '오리엔탈 호텔' 겉모습조차 특색 없어 보였다.
그저 산노미야 역에서 도보로 10분, JR 모토마치 역에서 15분, 신고베역에서 택시로 10분거리에 있는 위치 좋은 호텔이라는 정도랄까.
관련글. 위드더스타일 후쿠오카 (With the Style Fukuoka)' https://artravel.tistory.com/141
그에 반해 호텔이 위치해 있는 고베의 구거류지는 사무실 밀집 지역인지 밤과 이른 아침에는 매우 조용하고 근처에 명품샵과 예쁜 카페들이 즐비했다.
사실 오리엔탈 호텔과 가장 처음 마주한 것은 바로 아래 간판이었다. 입구를 못 찾아서 헤매던 중 바니스를 돌아 만난 그 곳.
아래 간판은 첫날 기타노 이진칸에 갔다가 저녁 먹으러 나가기 전 호텔에 잠시 쉬러 들어가는 길에 찍은 것인데 6시 정도의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해가 다 진 상태였다.
호텔 사이드문으로 들어가는 복도식 통로는 아래처럼 예쁜 카페와 같이 꾸며져 있었는데 길 가던 누구나 쉬어도 뭐라 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오리엔탈 호텔' 리셉션은 호텔의 가장 최고층인 17층에 위치해 있었다.
로비층에 있는 난로와 리셉션 데스크 바로 옆에 위치한 긴 복도 창밖으로 메리켄 파크, 포트 타워, 하버랜드 등 고베항의 전망이 한 눈에 보인다.
객실은 로코산과 도심이 보이는 시티뷰로 예약했던지라 체크인하는 동안 로비에서 고베항과 바다의 전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체크인 시간인 3시보다 조금 이른 2시 30분경에 도착한 탓에 체크인 수속은 하되 객실은 바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5분 정도 기다리고나니 객실로 안내해 주었다.
객실로 가기 위에 탄 앨리베이터 안에 걸려있는 액자들 역시나 하나하나가 다 인상적이다.
아래 사진은 호텔 전체 안내도인데 그 중에 눈여겨 보시면 좋을 곳은 바로 4층이다.
위 그림 속 나무가 그려져 있는 그 곳은 이 호텔의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예쁜 웨딩 채플과 물의 정원이 있는 곳으로 혹시라도 이 곳에 머무르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보면 좋을 듯 싶다.
13층에 내려 우리가 머물게 될 1302호 룸을 찾아간다.
객실은 Regular Floor의 'Superior King'을 예약했는데 Regular Floor의 객실은 총 세 가지 타입으로 각각의 평수는 Moderate (33.82) < Superior King (36.59) = Superior Twin (36.59)이다.
객실로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풍경으로 Executive급이 아니어서 아주 크진 않지만 그래도 일본 호텔치고는 큰 편인 객실이었다.
물론 이후에 오사카에서 묶었던 'Westin Osaka'의 Executive Room보다야 작지만 그래도 편안히 이틀밤을 잘 지낸 곳으로 기억된다.
침대 쪽에서 본 세면대로 아래처럼 블라인드가 있어서 가림막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세면대 뒤쪽으로는 욕실이 있고 세면대 오른쪽 옆으로는 화장실이 있다.
등도 액자도 별 거 아닌 인테리어 같지만 과하지 않게 모던함과 옛스러움이 잘 배합되어 있다.
창밖으로 보이던 낮과 밤의 풍경으로 시티뷰이고 층이 그렇게 높지 않은지라 창밖으로 볼 건 그다지 없었지만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서 적어도 밋밋한 풍경만큼은 아니었다.
어메니티는 프랑스 스파 브랜드인 'Omnisens' 이다.
욕조 사진은 깜빡 잊고 찍어두지 않았는데, 여기 욕조는 상당히 깊고 커서 왠만한 성인 정도의 키라면 발 쭉 뻗고 충분히 담글 수 있을 정도였다.
타월도 모자람 없이 넉넉하고 감촉이 좋았던 잠옷도 있었다. 어지간해서 호텔 가운이나 호텔에서 준비된 잠옷을 입는 적이 없는데 이 호텔의 잠옷만큼은 매일 챙겨입었다.
저마다의 풍경과 저마다의 생각들이 만나던 곳, 고베.
간사이 여행을 통해서 오사카보다는 확실히 고베 쪽이 훨씬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별다른 것을 하지 않고 거리만 걸어다녀도 그냥 왠지 익숙하고 좋은 느낌, 그리고 기타노의 'Bistro Cafe de Paris'도 다시 가고 싶고 Oriental hotel의 조식도 다시 먹고 싶다.
다시 고베에 다시 간다면 호텔 고민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오리엔탈 호텔 고베' 가 있기에